DevRel은 왜 필요한가?
우리가 굳이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분류하고 있는 회사를 포함해서 모든 회사에는 중대한 목표가 있다. 매출을 높이고, 영업이익을 늘리는 것이다. 이미 세상 모든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상이 되었고 회사 운영 자체도 소프트웨어에 의존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 관점에서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매우 다양하다.
- 제품 자체가 부품성 소프트웨어 :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 SaaS 솔루션 등과 같이 다른 소프트웨어 또는 서비스를 만들 때 일부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 성격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판매하거나 사용료를 받는 경우.
- 제품 자체가 완제품 소프트웨어 : 패키지 소프트웨어, 게임과 같이 완제품 형태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판매하거나 사용료를 받는 경우. 일부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다른 소프트웨어와 연동하여 동작하는 부품적 성격을 가지기도 함.
- 제품 안의 소프트웨어 : 가전, 자동차, 의료기기, 산업용 장비, 하드웨어 기능 부품처럼, 결과 제품은 만질 수 있는 하드웨어이지만 제품의 기능 구현이나 제어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지는 경우. 또 인공지능 스피커, IoT 장치들처럼 하드웨어 제품이지만 다른 소프트웨어로부터의 접근을 허용하거나 협업하는 제품.
- 소프트웨어에 많이 의존하는 서비스 : 상품이나 서비스, 콘텐츠의 이용, 유통, 중계나 배달, 이동 서비스를 모바일 앱이나 웹 기반으로 하는 경우 (웹툰, OTT, 온라인 쇼핑몰, 배달 서비스, 인터넷 뱅킹 등).
-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 사용자가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서비스를 유·무료로 이용하는 경우 (소셜미디어, 채팅 플랫폼, 검색 등).
- 소프트웨어 구현 및 유지관리 서비스 : 고객이 요구하는 정보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유지, 보수를 하는 경우 (모든 형태의 SI, IT 시스템 관리).
이런 모든 상황에서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수월성, 개발자 경험 (Developer Experience, DevX)의 우수성, 또 그것을 담보하기 위한 개발자 또는 개발 조직의 역량은 제품의 가치뿐만 아니라 회사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모든 회사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DevRel 또한 마찬가지이다. 대부분 조직에서 DevRel은 영업/마케팅, 비즈니스 개발, 제품 개발을 직접 담당하지는 않는다. 회사마다, 매출을 만들어내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따라 DevRel을 두는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 다음 두 가지가 DevRel 조직이 필요한 주요 이유이다. 첫 번째는 회사의 제품 자체가 소프트웨어일 때, 직접 판매나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 (잠재적인) 고객사의 개발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만드는 것이 부품 성격의 소프트웨어일 때 특히 더 그렇다. 이 때문에 대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들은 DevRel의 역할을 기술 플랫폼의 전파에 한정하는 경우도 많다. 두 번째는 회사에 채용을 담당하는 팀이 별도로 있다 하더라도 더 좋은 제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중대한 필요조건인 훌륭한 개발자의 확보와 유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DevRel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State of Developer Relations Report 에 따르면 제품 자체가 부품 성격의 소프트웨어인 경우를 B2D(Business to Developer) 또는 Developer First 사업으로 칭하고, 전체 DevRel의 32%가 이 영역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리고 DevRel 팀의 상위 보고 채널이 마케팅 조직인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은 CTO, 엔지니어링 조직이었다.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B2D 사업이 많이 활성화된 편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DevRel 팀은 우리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고객인 개발자를 위한 활동보다는, 개발자 채용 및 유지 쪽에 더 역할의 중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가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다른 사업을 같은 보고서에서 Developer Plus 사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모든 사업을 Developer Plus와 Developer First로 구분하면, Developer Plus 사업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DevRel의 32%가 Developer First 사업에 속한다는 것은 B2D 사업의 성공에 DevRel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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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글은 DevRel의 나름대로 정의하고, 왜 필요한지, 어떤 일을 하는지, DevRel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고, 그들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DevRel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적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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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아비지니스리뷰(DBR)의 스페셜 리포트 '기업의 개발문화를 키우려면'에 기고한 DevRel에 관한 박스 글, 또 그 글의 시조격인 'DevRel 이란?' 글의 확장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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