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이야기

소프트웨어 사교육 (공급자 관점)

hl1itj 2017. 7. 9. 21:27
소프트웨어 사교육 그것을 알려주마...

Disclaimer: 이 글은 정확한/정량적인 시장 분석이 아니라, 시장 언저리에서 관찰한 내용을 바탐으로 적은 글이다. 여기서 사교육은 "학교 성적을 높게 받기 위한 학교 밖 (선행) 교육", "입시 성공을 타켓으로하는 학교 밖 교육"을 의미한다. 소프트웨어가 너무 재미있는데, 배울 곳이 없어 학원가는 건 제외다.

현재 스코아.. 정부가 세금을 동원하여, 주로 초등학생 대상 무료 소프트웨어 교육을 많이 제공하고 있고, 비영리 조직 (커뮤니티,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등)의 교육도 꽤 있고, 선도학교 사업으로 학교 환경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이루어지도 있고, 초중고 교사 연수 및 방과후 교사 양성 교육도 무료로 꽤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 다만, 아주 다양하고 필요 충분한 물량은 아니고, 지역적으로도 약간 편차가 있다. 정부는 EBS등 공적인 채널을 활용한 보편적 교육 콘텐츠 공급을 추구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포털에 보면 많은 학습 자원을 찾을 수 있다.생활코딩, 칸아카데미, 코드닷오알지 등에서 더 많은 무료 콘텐츠를 찾을 수 있고, 코딩도구인 스크래치엔트리, 코들리 사이트에도 꽤 많은 자료가 있다. 로봇과 연계된 코딩 교육 도구 사이트에도 자기네 도구를 사야하지만 무료 교육 콘텐츠를 많이 찾을 수 있다. 또 유튜브에는 엄청난 교육 동영상이 있다.

아직.. 초중고 소프트웨어 공교육이 시작되지 않았으며, 그 교육이 2017년부터 공교육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가 예측가능한 범위에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교육도 생각보다 많이 창궐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정부도 소프트웨어 사교육 시장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한다. <-- 동아사이언스의 "[진단, SW 교육 ①] 소프트웨어 교육, '코딩' 아닌데요…." 기사 참조

사교육 시장이 크게 만들어지지 않는 이유는 앞에 언급한 것 처럼 공공 부분에서 사교육 수요를 꽤 많이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좋던 나쁘던, 정부의 개입으로 아직은 레드 오션 / 블루 오션 따질 만한 시장 규모가 만들어지기 전이라는 것이다. 정부 제공 교육 프로그램이 줄어들고, 학교에서 내년부터 공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그 때 시장이 진짜 시장이며, 아직은 어찌될지 예측도 잘 안된다. 오히려 소프트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일단 공교육이 시작되면, 싹 사라져, 관심도 사교육도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론.. 정부가 소프트웨어 교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떄문에, 선행학습 중심의 사교육 관점에서 벗어나 공교육에서 제공할 수 없는 완전 창의적인 콘텐츠를 일부 재능있는 학생들에게 제공하거나, 장기적으로는 공교육으로 확산되어 활용될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를 선도적으로 만들어낼 역량이 있는 업체들 마져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주로 초등, 중등) 소프트웨어 학원 사교육의 본질은 자산 임대업이다. 강의장과 컴퓨터라는 시설에 선투자가 있어야한다. 수강생들은 그 자산들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덤으로 코딩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공간 임대료를 내고, 커피를 덤으로 받는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특히 코딩 학원은 '학원'이라는 보통명사가 암시하는, 학부모들이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수강료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전의 국산사자 학원보다 자원이 더 많이 드는 사업이다. 한 사람당 자리도 넓어야 하고, 컴퓨터와 피지컬 장비, 재료가 필요하며, 가끔은 조교까지 필요하고, 기 개발된 콘텐츠가 부족하여 교육 및 평가 콘텐츠 개발 비용도 더 든다. 그래서 충분한 수요가 없는 지금은, 이전에 자산을 소유(임대)하고 있으며, 대입 시장의 변화로 다른 과목에서 재미를 못 본 회사들이 어차피 놀고 있는 강의장에 약간의 투자를 더해 일찍 코딩 시장에 들어왔다가 큰 재미를 못보았거나, 소프트웨어 교육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완전 새로 학원을 시작하는 업체는 임대료와 장비, 기타 투자비 뽑기가 쉽기 않기 때문에, 조금 하다가 사업을 접은 회사들도 꽤 있는 상태이다. 아직은 소프트웨어 사교육 수요가 대치동의 학원 운영 단가를 맞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 여기에서.. 고등학생 대상 정보 올림피아드는 약간 결이 다르다. 대상도 좀 다르다. 이쪽 수요는 대학들의 소프트웨어 특기생 선발 때문에 조금 늘어난 듯 보이지만, 아직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정보올림피아드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와는 달리 내신 성적이라는 부산물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입시 목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도 이유이다. 또 새 정부의 입시정책이 특기생 입학 전형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진 바, 구체적인 정책 방향에 따라 3, 4년 후(입시는 3년 예고제이기 때문에, 3년은 지금 정책이 그대로 간다)에는 올림피아드 시장도 변동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따지고 나면.. 남아 있는 "돈이 되는" 두 가지 사교육 영역은 
1. 해외 코딩 캠프 와 
2. 소프트웨어 스펙 시장이다.

1. 해외 코딩 캠프는 주로 비영기 기관에서 자원봉사로 또는 정부 예산으로 진행하는 주말 또는 단기 방학 캠프말고 (국내 대학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십만원 짜리 단기 캠프도 조금 있지만 마진이 너무 적어서 실제 영리 사업이라고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학생들을 모아서 1주~4주 정도 해외에 보내는 캠프를 말한다. 어떤 캠프는 소프트웨어 분야 상위 랭킹에 있는 미국 대학에서 진행하는 캠프에 참가하기도 한다. 효과가 있을까? 단언컨대 가격대비 효과는 매우 낮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어차피 돈 있는 사람들만 보내는 것이므로.. "영어 캠프" 처럼 지속적인 시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단한 사회 문제라고 할 수준은 아니고, 그냥 그런 거 보낼 정도로 잉여로운 분들도 있구나 하면 될 듯 하다. 이 해외 캠프의 예는 다음과 같이 기사화되고 있다. 2주 1000만원 실리콘밸리 캠프.. 대치동학원가 들썩

또, 인터넷에서 '해외 코딩 캠프'를 검색하면 적지 않은 업체가 이 시장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외 캠프가 되는 이유는 '해외 캠프'라는 보통명사가 암시하듯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고정 자산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2. 소프트웨어 스펙 시장은 주로 대학입시를 타겟으로 국내외의 ~~경진대회/전람회/공모전 수상 실적을 만들어 주는 사교육 시장이다. 이미 수학,과학,발명,토론,논문 등등의 영역에서 국내 수시, 해외 유학생들을 위해 잘 형성된 시장에 소프트웨어가 추가된 형태이다. 이쪽 동네는 학원에서 지원 팀 (강사, 대학/대학원생, 전문 업체, 논문의 경우 교수도 있다는 소문이 많다)을 두고, 아이디어 and/or 작품을 만들어주고 그 성과물이 대회에서 상을 받게 만든다는 것이며, 발표가 필요한 대회의 경우, 직접 만든 것처럼 발표할 수 있도록 학생을 도와준다.
음.... 자기가 만들지 않은 걸 자기가 만들었다고 한다면 이건 심각한 윤리적 문제 또는 범죄 행위이다.
범죄 행위에 가깝고, 대입이라는 (대회 수상이 아니라) 직접적인 타켓이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은 고가의 사교육 시장이고, 대회의 종류, 상급에 따라 가격도 잘 형성되어 있다. '본선진출 또는 ~~상'을 보장한다는 멘트를 날리는 학원도 있다. 
효과가 있을까? 수시입시에서는 면접을 본다. 대회에서는 결과를 주로 물어보기 때문에 본인이 만들지 않은 것도 공부해서 답을 할 수 있지만, 입시 면접에서는 진정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자기가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진정성 어린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상당히 높은 확률로 남이 해줬다는 것이 들통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 그쪽 포트폴리오를 내면 면접시 얼굴 표정에서 바로 읽힌다. 또 정말 학생이 소프트웨어에 관심과 진정성이 있다면, 스펙 학원에 의존하는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3. 두개라고 해놓고.. 웬 세번째? 또 하나 특이한 영역은 '유치원' 교육 영역이다. '영어' 유치원이 있듯이 '코딩' 유치원도 될거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다. 기존 유치원에서 아주 적은 추가금을 내고 '코딩' 이라기보다는 '잘 생각해보면 논리적/절차적 사고를 유도하는' 놀이를 어떤 도구(여기서 비용이 발생)를 이용하여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코딩'을 앞에 내세운 유치원도 있다. 완전 비싸다. 또 어떤 곳은 유치원의 방과후 프로그램 스타일로 '영재'라는 이름을 붙여서 한다. 음.. 코딩 반에 들어가면 '영재'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건 부자들에게 '뿌듯함'을 제공하고 높은 가격을 청구하는 시장이다. 효과가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유치원 때는 또래들과 잘 놀고, 손 번쩍들어 질문하고, 차조심 하고, 줄 잘 서고, 손 잘 닦고, 인사 잘하는 것만 배우면 된다.

그러하다.


** 본문 보다 중요한 사족들...

* 사족 1 : 혹시 이 글을 읽은 분 중에, 자녀를 해외 캠프에 보낼까 생각 중인데 비용이 비싸서 고민되는 분이 있으시다면, '그 돈 들여 무려 해외까지 가서 배울만한 것은 아니다' 라고 못을 박고 싶고요.. 더구나 '영어도 배우고 코딩도 배울 수 있으니, 1석2조 아니냐'고 생각하신다면 '거의 100%의 확률로 코딩은 그냥 여기서 배워도 더 싸게 또는 공짜로 그만큼 배울 수 있고, 아이가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캠프의 조교가 한국말을 배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립니다.

* 사족 2 : 해외 캠프는 정말 돈이 되기 때문에 나도 해보고 싶.. 2주에 3,000만원 쯤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 사족 3 : 그나마 좋은 해외 캠프가 어디냐고, 또 스펙 잘 만들어주는 학원이 어디냐고, 괜찮은 유치원 어디냐고 물어봐도 안가르쳐 줍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