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이야기

ChatGPT로 렌터카 항의글 작성한 썰..

hl1itj 2022. 12. 30. 00:14

지난 주, 22년 12월 20일 제주도에 학회차 갔다. 이번엔 학회+여행을 위해 가족과 함께.

세쨋날, 22일부터 날씨가 망가졌다. 바람이 많이 불고, 눈도 오고, 모든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원래 예약된 23일 비행기를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우선 대한항공. 22일. '네 비행기는 취소되었다, 나중에 다른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해주겠다, 뭔가 문의 하려면 전화를 해라'라는 문자가 왔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한항공은 전화 연결이 거의 불가능한 회사라, 거는 척만 하다가 가볍게 포기. 혹시 모르니 일단 예약 가능한 가장 빠른 날인 25일 빈자리가 있는 비행기편을 찜 해 둠. (국내선은 예약과 동시에 구매를 해야했는데, 내 표는 원래 23일보다 싸게, 가족들 표는 더 비싸게 구매가 됨. 24일, 대한항공에서 23일 취소된 예약의 대체편 비행기를 25일 편으로 마련해 주었는데, 3명의 비행기 시간이 달라서, 그걸 모두 내가 예약해둔 같은 비행기로 바꿔달라고 함. 비행기 요금은 원래의 23일 비행기편 가격과, 22일 내가 예약한 25일 비행기편 가격 중 싼 가격으로 모두 조정해주고 해당 금액을 환불받음. 깔끔하게 처리됨. - wife가 20분 이상 기다려 사람과 통화한 결과.)

 

다음은 호텔. 23일 비행기가 취소된 건 확실하기 때문에 일단 하루 연장. (24일 날이 풀려 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제주에 올 사람들이 오지 못했으니) 방은 여유가 있었던 듯. 23일, 날씨가 더 안좋아졌고, sky scanner로 24일 제주-서울 비행기 검색해보니 한 개도 안나옴 (리스트에는, 일본 들렀다 서울가는 거 있기는 했음. 편도 50만원쯤인데, 클릭해보니 역시 그것도 예약이 가능하지는 않음). 24일 가는 것도 포기하고 25일 가는 걸로 확정. 호텔을 25일 check-out으로 하루 더 연장. 당연히 문제 없었음. 다만 연장된 두 밤은 주말 요금이라 몇 만원씩 더 냄.

 

이제 렌터카. 워낙 렌트가 23일 저녁까지라. 24일 서울에 가게되면 23일 저녁 반환하고 렌트를 안할 수 있으므로, 23일까지는 보류하고 일단 가능한지 검색만 해봄. 원래 렌트했던 회사에 전화해서 연장 가능성을 타진하여 전화해보니 전화 안됨. 새로 빌리는 형식으로 검색 해보니 가격이 원래 빌렸던 가격의 3배쯤이었음 (나중에야, 반납하러 가려고 호텔을 나설 때 쯤,  원래 렌터카에서 연장할래? 전화옴. 이미 다른 예약 취소가 어려워져서 안한다고 했음). 23일 아침에 워낙 차는 반납하고, 쏘카를 빌리기로 결정 (쏘카가 다른 인터넷 최저가 대비 2/3 가격. good). 

 

23일 저녁. 원래 렌터카 반납하고, 쏘카를 빌려 다시 호텔에 오기 위해 출발. 원래 렌터카 회사에서 제주 쏘카스테이션까지는 택시를 타는 것이 쉬운 답인데, 일단 가서 보기로 함. 렌터카를 반납하니, 바로 공항가는 셔틀이 있었음. 해서 공항가서 쏘카 셔틀을 타고 쏘카 스테이션으로 가기로 결정. 공항에 가서 소카 셔틀을 기다리는데 안옴. 완전 추웠음. (다른 렌터카 셔틀들은 간간히 들어왔음)

 

1. 앱의 고객센터 챗봇과 연결 (아마 1:1 채팅은 사람이 하는 듯) 왜 안오냐고 했더니, 셔틀 운행 안한다고 함.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CS는 거기(공항) 헬퍼를 찾으라고 함. 청사까지 가서 보니 헬퍼 없음 (비행기가 안오니 출근도 안한 듯, 쏘카 테이블이 있는지도 모르겠음. 그리고 그 CS는 제주도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것 같음, 셔틀 타는 곳과 청사가 꽤 걸어가야 있는 곳인지도 잘 모르는 듯)

 

2. 앱 어딘가에서 번호를 찾아, 고객센터에 전화 함. 미안하다하며 택시타고 가라함. 택시비 환불해주겠다고.  

제주 공항, 비행기가 없는 와중에도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택시 대기줄 수십 미터는 되었음. 비행기가 모두 결항이니 당연히 택시는 거의 안 들어옴. 너무 추운데 기다릴 수가 없어서 버스를 타고 가기로 결정. 버스 4정거장 타고 눈보라치는 길을 걸어서 쏘카 스테이션에 도착 후 차를 빌림. 이때 이미 예정 대여시간이 1시간쯤 지난 후였음.

 

이 글의 메인 이벤트 

 

3. 쏘카에 뭔가 항의도 하고 환불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듬. 그때 문득 문제의 ChatGPT가 생각남. 환불이야 받아야 얼마 안될 것 같으므로.. 큰 관심이 없었지만, 재미삼아 ChatGPT를 이용해보기로 함. 쏘카 미안..

 

4. ChatGPT에게 한글로 상황을 설명하고 항의와 보상 요청 편지를 써달라고 했더니, 도저히 쓸만한 품질의 문서가 만들어지지 않아 여러 차례 시도하다 포기.

 

5. 영어로 하기로 함. 다음과 같이 첫 prompt를 주고 결과가 나오면 조금 더 prompt와 수정 방향을 제시함. (나중에 보니 prompt로 준 영어가 너무 발 영어인데? ChatGPT에게 미안. ..ㅠ)

 

이렇게 해서 첫번째 ChatGPT의 답을 구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추가 요청을 몇 번 더 함

6. 그래서 얻어낸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음. 상당히 훌륭.

 

Dear SoCar Team,

 

I am writing to express my disappointment and request compensation for the inconvenience I experienced during my rental at Jeju Airport on December 23 at 5:30pm. I had planned to take the shuttle service to the SoCar station, but was surprised to find out that there was no shuttle service available without any prior notice. This caused me significant stress and inconvenience, as I had to figure out alternative transportation in the freezing cold weather with my luggage.

 

I understand that unforeseen circumstances can sometimes arise, but it is unacceptable that there was no notice or communication about the lack of shuttle service. The lack of consideration for the freezing weather at the airport shuttle bus stop added to my discomfort and frustration. When I contacted the customer service chatbot, I was told to ask the airport helper for assistance, but the helper was not available. I then called the customer service center and was told to take a taxi, but the taxi line was extremely long. As a result, I had to take a public bus and walk an additional 200m on an icy road in heavy snow to reach the SoCar station. All of this added up to a delay of over an hour in my rental car pick-up time.

 

I expect better communication and customer service from a company like SoCar, and I hope that you will take steps to prevent similar issues from occurring in the future. In light of this inconvenience, I request some form of compensation for the stress and time wasted. I look forward to your response and hope to have a more positive experience with SoCar in the future.

 

Th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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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소카 처리 과정

 

7. 소카의 환불 요청 UI 에는 영수증 사진 넣는 곳만 있어서.. 위 내용을 PDF로 첨부해 다음과 같이 신청을 했고 답이 왔음 (사진 아래쪽)

 

영수증이 아니니 식별은 안되었겠지만, 혹시 환불 담당자가 영어가 안되나 해서..

 

8. 다음과 같이 구글번역기로 번역을 해서 환불 사유에 C&P해서 보냄 (ChatGPT는 번역을 하다 말아서, 구글 번역기를 돌림. 약간의 번역 오류는 손으로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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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ar 보상 팀에게,

12월 23일 오후 5시 30분 제주공항 렌탈 이용 중 불편한 점에 대해 실망과 보상을 요청하고자 글을 씁니다. 쏘카 정류장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사전 연락 없이 셔틀버스가 없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추운 날씨에 짐을 들고 대체 교통 수단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와 불편을 겪었습니다.

때때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이해하지만, 셔틀 서비스 부재에 대한 사전 알림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던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공항 셔틀버스 정류장의 추운 날씨에 대한 배려 부족은 불편함과 답답함을 더했습니다. 고객센터 챗봇에 문의해보니 공항 헬퍼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했는데 헬퍼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택시를 타라고 했지만 택시 줄이 엄청나게 길었습니다. 그 결과 쏘카 정류장까지 시내 버스를 타고 폭설 속 빙판길을 200m 더 걸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것 때문에 제 렌트카 픽업 시간에 1시간 이상 지연되었습니다.

쏘카와 같은 회사에서 더 나은 소통과 고객 서비스를 기대하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불편함에 비추어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에 대한 보상을 요청합니다. 귀하의 회신을 기대하며 앞으로 쏘카와 함께 더욱 긍정적인 경험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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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수증 칸에는 영수증이 없으므로 다음과 같이 환불 사유 설명을 보라는  내용을 이미지로 만들어 첨부함.

 

9. 그리고 받은 두번째 답은 다음과 같음.

 

음.. 글을 안 읽는 군. 환불 요청에 대한 대응을 사람이 아닌 Bot이 처리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음. 답이 없군.

 

10. 그래서 다시 고객센터의 챗봇 서비스를 이용.. 이번에도 1:1 채팅엔 진짜 사람이 나온 것 같음. 위의 '한글 항의 및 보상 메시지'를 그대로 보냈더니,  일단 Cut&Paste 한듯한 영혼 없는 죄송 메시지와, 유효기간 두달짜리 1만원 할인 쿠폰 보내줌 (나중에 보니, 1만원 크레딧을 별도로 또 줌). 그리고 매뉴얼 대로 택시비 환불 절차를 안내해 줌. ㅎㅎㅎ 역시 사람도 글은 안 읽는 군. hmm.. 고객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는 CS. '나 택시 안탔다'고 앞의 글을 보라고 이야기 함. 그제서야 문제를 확인. 또 죄송 메시지와, 교통비 증빙을 받아오면 그걸 환불해주겠다 함. 으이그.. 버스 영수증을 어디서, 어느 세월에 뒤져서 받지?

 

11. 챗팅하는 김에, 위의 실패한 환불 요청 처리를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하는지 물어봤으나, 사람이 하긴 하는데 정해진대로만 한다고 함. 자기가 그쪽 팀에 이 건과 관련하여 뭔가 메시지를 주겠다고는 함. (뭔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지는 않음)

 

12. 다른 건 잘 모르겠고, 공항에서 렌트한 사람에게, 셔틀 서비스가 없어졌다면 미리 알림을 보내도록 서비스를 수정해야 할 거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그 요청이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내게 알려달라고 했더니, 일단 요청은 전달하는데 자사 규칙상 내부 진행절차를 알려줄 수는 없다고 함. 그건 이해가 되지만, 서비스가 정말 만들어졌는지 내가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인데.. (수십번 제주에 갔었지만, 딱 한번 발생한 일이라.. 눈보라가 몰아쳐 대규모 결항이 될 때를 예측해 일부러 가야하나..)

 

13. 그리고 다시 ChatGPT도 돌아와서

 

소카의 CS가 ChatGPT와 사맛디 아니할세 그 성능을 검증하지 못했고, 이번 건은 ChatGPT와는 관련이 없는 이벤트가 되었음. 오늘의 교훈은 인간이 무시하면 ChatGPT가 아무리 잘해도 도움이 안된다는 거. #인간만세 #AI를무시하면인간이이김 #ChatGPT의문의1패

 

아쉽지만, 다음 번에 다른 회사와 CS 이슈가 생길 때 다시 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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