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소통이란 어려운 두 단어가 있다.
공감 능력은 선천적인 재능으로서 계발이 거의(!) 안된다고 확신한다. 소통은 둘 이상이 하는 것으로 서로의 노력으로 잘 되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어 왔었다. 그런데 최근엔 소통도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감이 안되면 소통도 없다. 오히려 공감하는 '척'은 할 수 있는데 반하여, 소통되는 '척'은 할 수가 없다.
소통이 되려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들어야 한다. 많이 들어서 조금이나마 공감을 하거나 '척'이라도 해야 소통이 될테니까. 그러나 듣는 것도 선천적인 재능에 속하는 영역이라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원래 소통이 안 되는 인간들이 있다. 이 자들은 안 듣는다. 또 내가 어떤 인간이 나와 소통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 소통 안 되는 인간은 아마도 나를 꼴통이라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감 따위는 어디 발붙일 데도 없다.
그런 소통 안 되는, 즉 상대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 인간이 우리의 갑일 때, 참 인생은 힘들어진다. 아마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크던 작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끔 갑은 자기 영역에 있는, 불편한, 소통 안되는 꼴통을 제거하기 위해, 신뢰의 문제를 들고 나온다. 공감, 소통과는 달리, 신뢰는 다분히 논리적이고 기계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영역이다. 세상은 계약으로 돌아가지만, 보통 잘 약속된 신뢰의 범위라는 것이 부족하게 정의된 채 돌아간다. 그래서 그 신뢰 범위에 대한 설정 권한이 많은 갑이 언제나 게임에서 유리하기 마련이다.
BUT, 그러나..
참 다행인것은 세상의 모든 갑 위에는 더 힘쎈 다른 갑이 있다는 것이다. 을에게는 그 사실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희망이다. 더구나, 을에게 진정성이 있다면, 갑이 제거하려던 을의 '꼴통 정신'과 보통 을에게 더 많은 '시간'이 을을 결국 더 힘쎈 갑으로 만든다.
그렇게 을들의 힘이 커지면서, 세상엔 혁명이 일어나고, 그렇게 세상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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