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22년 7월 31일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임기 3년의 마지막 날이다. 수많은 생각이 떠오르지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20일 개소식 때 했던 말들이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개소식 스피치

안녕하십니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학장을 맡고 있는 이 민석입니다. 가장 먼저,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교육생 여러분,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같이 호흡하시는 모든 분들 환영합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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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로 요약하면,

  1. 42Seoul에서 개발자를 잘 양성해보겠다.
  2. 더 많은 개발자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3. 그 개발자들이 세상을 잘 바꿀 수 있는 생태계를 가꿔보겠다.

였고, 지난 3년간 다음과 같이 일이 진행되었다. 

  • 1 번은 성공리에 시작되었다. 하지만 COVID-19 상황이 시작되면서 약간 삑사리가 났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정말 열심히 해준 많은 학생들이 있었지만, 오프라인 모드로 설계된 학습 방식이 온라인으로 가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친구들이 적지 않게 있었고, 그들을 건져 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운영진 스스로 만족할만한 수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2Seoul을 통해서 전혀 다른 삶을 찾은 학생들, 좋은 기업에 취업한 친구들이 적지 않게 배출되었고 그들이 이미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리고 다들 행복할 거다. 이제 코로나가 일상으로 바뀌면서 정상화가 되어가고 있고, 다른 모든 교육 기관들처럼 코로나 덕에 배운 점도 많았다.

  • 2 번은 가열차게 추진했고, 특히 멘토단의 만렙 선수들께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Project-X라는 이름의 시스템이고 동료학습/온라인/PBL/Adaptive 등등의 키워드를 가졌다. 핵심은 데이터 기반 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예상보다 일정이 조금 늦어졌지만 일단 만들었다. 세금을 사용하는지라 조달/SI 형태의 개발이라는 아쉬움을 극복하고 처음 구상한 기능들이 구현되었다. 그리고 약속한 대로 개발사와의 계약상 일부를 제외하고는 곧 오픈소스로 공개될 예정이다. 2022년 하반기에는 구현된 결과물의 시험 가동, 발견될 오류 수정, 기능 보강, 매뉴얼화를 거쳐, 국내 여러 곳에서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교육에 활용될 예정이다. 약간 부담스럽게도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3 번은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었는데 전반적인 개발자 생태계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재단 내부 행사와 우리 재단과 외부와의 연결 정도와 소소한 활동까지가 가능하였다. 많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코로나 덕에 전반적인 커뮤니티 활동이 매우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역시 세금을 쓴다는 문제인데, 세부적인 사업계획에 의거하여 돌아가는 시스템이 다양성과 시기적 변화에 반응해야 하는 커뮤니티/생태계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축인 산업체를 위해서는 개발자 채용 가이드도 만들고,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등을 만들어 공개하여 생태계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였다.

소소한 퇴임 행사 대기 중, 너무 좋아하는 듯한 눈빛

임기를 마치면서 든 소회 몇 가지는 

  • 세상에 훌륭한 분이 많다는 점 : 당연히 재단에 좋은 역량을 가진 분들이 들어와 큰 힘이 되었고, 외부의 개발자, 교육하시는 분들이 우리 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재단이 해왔던 일들이 그 분들 각자 기대했던 내용에 조금 못 미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

  • 세상이 생각보다 빨리 변했다는 점 :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포함한 기술의 발전이 예상보다 빨랐다. 기술 외적으로도 시장, 생태계의 변화도 많았다.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고 세금의 사용이라는 제약을 극복하면서 그 변화에 새로운 방식으로 적응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변화를 주도하기 위하여 재단의 여러분들이 엄청나게 애쓰셨다. 밖에서 우리를 따라하려는 시도가 많이 생긴 걸 보면 세금을 허투루 쓰지는 않은 것 같다.

  • 혁신이 쉽지 않다는 점 : 꽤 많은 예산을 '예타'없이 받은 사업이라 밖에서 (기대도 하고, 관심도 보이고, 감시도 하는) 보는 눈이 많았다. 문서 작업, 보고에 적지 않은 시간을 썼다. 사고방지, 책임의 명확화는 모든 절차를 느리게 했고 주저하게 했다. 또 재단 설립 이후 3년 동안 우리 재단 사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의 국장이 4번 바뀌었다. 즉 지금 이 시점의 국장이 5번째 국장이다. '공공에서는 혁신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 교육에선 직원도 같이 성장한다는 점 : 학생들도 들어왔다가 탈락하기도 하고 취업을 하면서 그만두기도 하지만 동료 학생들과 함께 성장한다. 직원들도 입사하여 재단에서 일하다가 다양한 직장으로 옮기기도 한다. 최근 몇 년 간 (소프트웨어) 교육 시장이 불타올랐다. 스타트업도 많이 생기고 많은 다양한 시도도 일어나고 진행되고 있다. 우리 재단을 거쳐간 분들이 다른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이 관찰된다. 

  •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역시 이곳에서 배운 학생들이라는 점 : 의미있는 시간을 42Seoul에서 지내고 취업한 학생들에 대한 업체의 피드백이 매우 좋다. '배우는 방법'을 배운다는 기본적인 교육 방식이 잘 동작했고, '현장처럼 배운다'는 것도 그럭저럭 동작해서 onboarding에 시간이 적게 걸리고, 학습 커브가 좋다는 평을 듣는다.

요약하면,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했지만 꽤 의미있는 과정이었다. 원래 이 사업은 5년 사업(2019년 ~ 2023년)으로 계획되었다. 즉 공공의 언어로는 2023년도가 지난 뒤에 어찌할 지에 관한 2단계 사업 논의가 늦었지만 진행 중이다. 나름 잘했고, 아직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고 있고, 여러 곳에서 우리가 만든 교육시스템에 대한 기대도 있고, 개발자가 부족한데 대규모 인력 양성에 대한 다른 대책도 없어서 재단과 그 사업이 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에브리바디에게 강력한 응원과 지지를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재단의 직원들이 애써 만들고 공개된 결과물들의 링크를 나열하면서,

재단의 직원 여러분들과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개발자 교육에 우리와 함께 힘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땡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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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1i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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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suamje 2022.07.31 22: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선생님께서 추구하시는 마인드와 방법을 글을 읽고, 영상을 통해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서 이번에 42서울에 지원하게 되었는데, 떠나시게 되었군요.. 좋은 교육기관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저도 가서 좋은 교육 받아보겠습니다!

  2. 장단 2022.08.01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멀리서나마 늘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사회 곳곳에 남들이 뭐라건 해내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가능하게 되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 눈치볼 필요없는 자본가가 만든 파리의 에꼴42를 대한민국 정부가 들여온다니 어떤 모습이 될지 기대와 함께 걱정도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멋진 분들이 애써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노고가 얼마나 컸을지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3. minah 2022.08.01 13: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번도 직접 뵙지 못했지만 42서울은 2번 정도 방문했었습니다. 4~5년 전 에꼴42 소개 글을 읽은 후 문화적 충격을 받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교육기관이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부기관에서 지원하는 직업훈련기관에서 근무하는 처지인지라 에꼴42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기본 사상을 가져올 수 있을까도 많이 고민했답니다. 아마 학장님은 재직하시는 3년 동안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 차이 극복과 기업 수요의 반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셨으리라 생각되네요. 직접 뵙지 못했음을 아쉽게 생각하며 어느 자리에 계시든 소프트웨어 인재 개발을 위해 더 큰 힘이 되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4. 42seoul 학생 2022.08.03 03: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긴 글을 남기고 싶지만 줄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