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좀 길다. 저 아래 '여기부터 본론이다.' 여기부터 봐도 된다.
대학입시가 있다.
그보다 먼저 대학이 있었다.
그리고 대학에 서열이 생겼다.
만들어진 서열을 없애기는 힘들다.
대학도 없애기는 힘들다.
대학 입시도 그렇다.
문제다.
입시 때문에 경쟁이 있다.
경쟁 때문에 희망 고문 당하고
경쟁 때문에 창의적인 꿈을 버리거나 못 꾸거나 늦추고
경쟁 때문에 비용을 대느라 등골이 빠진다.
그 경쟁이 아이들을 죽인다.
그래도 될 놈은 된다고 하지만,
쓸데없는 경쟁이 될 놈을 망가뜨리고
될 놈들의 수가 부족해져서 사회가 정체된다.
오히려 한 방향의 경쟁에서 딴생각 안 하고 이긴 꼴통이 나라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한편
경쟁 때문에 시장이 생겨 먹고사는 사람도 있고,
경쟁 때문에 선생님은 하지 않아도 될 일에 시간을 쓴다.
지금까지 잘 합의가 된 것은
대학을 없애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것 하나뿐이고,
입시에서 공정함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문제는...
지금의 대학입시가 우리(개인, 사회, 나라)에게 도움이 되는가?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비용 관점에서도 공정한가?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어린 시절 기억을 남겨줄 수 있을까?
아이가 커 대학에 가고, 그 이후까지 가족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이 꿈꾸며 자라게 할 수 있는가?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꿈을, 행복을, 미래를 정말 도와줄 수 있을까?
교육은 정치의 영역이다.
돈이 필요하고, 방향이 필요하고, 제도가 필요하다.
대학 입시제도는 대학에 맡기면 좋겠지만, 전 국민이 영향을 받는 경쟁 때문에 정치의 영역으로 바뀌었다.
공정함 때문에 모든 수험생이 봐야하는 시험이 생겼고, 경쟁이 생겼고, 뭔가 심하게 망가졌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새로운 입시 제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부터 본론이다.
우선, 수능을 없앨 수 없다면, 생기부를 없앨 수 없다면 그냥 두자.
--> 위 두 가지에는 엄청난 사교육 산업이 매달려 있다.
2023년 기준 27조 원 규모이다. (통계청) 정치인들은 이 산업을 없애자고 주장할 수 없다. 현실을 인정하자.
대학에 입시의 자율권을 주되 경쟁을 제한하자. (이 글의 핵심이다.)
대학에게 예전의 경쟁 방식 입시에 의한 선발 비율을 (예를 들면) 정원 최대 25%로 제한하자.
즉, 본고사, 논술, 면접, 학종이나 지금의 정시 전형 수능 점수에 의한 - 지금처럼 경쟁하는 구도의 입시로 일부는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는...
나머지 정원은 수능 등급별로 추첨을 하자. 최저 등급 컷을 무조건 5등급 이하로 정하라고 하자. 수능이나 내신의 등급이 어떤 기준을 넘으면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내 생각엔 5등급 정도도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건 4등급 정도로 해도 되고..
예를 들면 이런 게 가능하다.
나잘란 대학 의대 전형 방법
- 내신 all 1등급 + 심층면접 : 15% (경쟁 입시)
- 수능 전 과목 등급 기준 : 10% (경쟁 입시)
- 생물 I, II 내신 2등급 + 수능 국영수과 등급 합 8 이내 : 40% (지원자 가운데 추첨) - 한 과목이 5등급이어도 된다.
- 수능 국영수과 등급 합 12 이내 : 20% (지원자 가운데 추첨) - 두 과목이 5등급이어도 된다.
- 수능 전 과목 5 등급, 내신 5등급 이상 : 15% (지원자 가운데 추첨) - 전체 등급이므로 개별 등급은 상관없다.
기막힌 대학 컴공 전형 방법
- 국영수과 내신 등급 합 7 이내 + 자기소개서 + 면접 : 25% (경쟁 입시)
- 수능 국영수과 등급 합 12 이내 : 50% (지원자 가운데 추첨)
- 수능 전 과목 6 등급 이내 : 25% (지원자 가운데 추첨)
휘멀건 대학 교대 전형 방법
- 내신 3등급 이내 + 자기소개서 + 면접 : 25% (경쟁 입시)
- 국사 내신 4등급 이내 (and) 수능 전 과목 4 등급 이내 : 40% (지원자 가운데 추첨)
- 수능 전 과목 6 등급 이내 : 35% (지원자 가운데 추첨)
휘멀건 대학 인문사회대 전형 방법 제안
- 수능 전 과목 8 등급 : 100% (지원자 가운데 추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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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줄기는 하지만
대학 서열도 나름 유지해 줄 수 있고, 빡센 경쟁이 체질에 맞는 젊은이들도 수용가능하고, 자본주의에서 '돈으로 인재를 만드는' 역량도 활용할 수 있다. 대학의 선발 비용도 줄어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훌륭하게도 내신 성적이 좀 낮아도, 재수가 없어서 수능을 좀 못 봐도 기회가 많다.
결론 애들을 죽이지 말자.
*
ps. 아무말 대잔치 같지만, 경쟁보다는 애들을 맘편히 놀게 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꿈꿀 수 있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좋고, 나라에도 도움이 되고, 결국 늙은이들에게도 좋다. 덤빌테면 다 덤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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