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18년 5월 3일) SBS 뉴스에 대진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되었다는 보도를 했다. 기준치(200bq/m3 - 입방미터당 200베크렐 - 기준치는 누가 어떻게 정한 건지?)의 3배가 넘는 라돈이 나왔고, 침대의 재료로 사용된 원단, 부속물에 첨가된 원료 자체에서는 수십배가 나왔다고 한다.


[단독][라돈침대①] 유명 침대서 '1급 발암물질' 라돈 대량 검출


[단독][라돈침대②] 음이온 나오게 하려다…방사능 나오는 침대


[단독][라돈침대③] 대진침대 "해당 모델 생산 중단"…다른 침대는 괜찮나


[단독][라돈침대④] 방사능 내뿜는 일상용품 불안한데…손 놓은 규제


[취재파일] 유명 침대서 1급 발암물질 '라돈'…우리집 침대는?


침대서 '1급 발암물질' 라돈 검출…靑 청원 등 '일파만파'


"라돈 침대 조사해야" 불안한 소비자들…정부 분석 착수


침대 업체도 몰랐던 방사능…일상용품 무방비 노출 우려


SBS의 취재는 고맙지만, 부실했다. 가장 불만인 것은 적어도 첫날 보도까지느 업체가 불러준 4개 모델, 7000개가 문제라고 그대로 방송했다. 뭐가 문제인지 조사하다 말았고, 당연히 이 회사가 만든 이전 모델 침대 그리고 어쩌면 비슷한 기능을 가지 다른 모든 회사의 침대로 같은 위험이 있을거라는 기자의 합리적 의심 정신은 어디갔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었지만 이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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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리집 침대가 대진 침대라는 것이다. 어제 (2018년 5월 3일) 첫 SBS 뉴스 때, 아내가 바로 확인을 해보니, 대진 침대 였고 모델명은 "POWER GREEN SLEEPER HYPNUS" 이다. 이 모델은 방송에서 언급된 것이 아니다. 아마 현재는 생산이 안되는 모델이거나, 그 사이 지웠는지는 모르지만, 홈페이지에는 없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정보가 바로 나온다. 2018년 5월 4일 저녁에 검색된 네이버의 '잘자는 이구아나'라는 블로그 글이 바로 뜬다.


[한국매트리스]파워그린슬리퍼 휩누스 - 대진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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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우리가 무려 3년이상 잠을 잔 대진 침대의 라돈을 측정을 해봤다. 우리집은 평균 라돈 수치는 보통 40bq/m3 이다. 대부분 아파트가 그정도이다. 전에 살던 집도 그렇고..


다음 사진을 보라.



(이 측정은 방송에도 나왔던 RadonEye RD200P로 했고 제품 사양은 http://radonftlab.com/kr/product/rd200p/ 에서 볼 수 있다. 꽤 똘똘한 센서이다.)


방송에 언급된 침대 모델이 아닌데도. 기준치의 3배가 넘는 635 bq/m3 이다. 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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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블로그의 설명에 보면 침대의 계층적 구성이 나오는데 아마도 음이온이 나온다는 "에코폼" 또는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누비층 둘 중 하나에 섞인 희토류 재료가 라돈을 뿜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대진침대에서 자백을 해야한다.)


3년여 동안 나와 아내의 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매핑을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암 진단을 받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몸과 관련된 이슈들이 스쳐지나간다. 우리 아들이 같은 종류의 침대를 사용하지 않음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큰일이다. 일단 침대를 치우고 그냥 바닥에서 당분간 침대없이 지내기로 급하게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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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2015년 3월에 생산되고, 송파구에 있는 직영점에서 2015년 4월에 구매했다. (카드명세서 메일을 다 뒤져서 찾았다.)


침대에 붙은  사양표에 보면, 재료에는 희토류가 명시되지 않았고, 한국표준협회의 KS 인증, 그리고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의 위생가공, 항균, 항취 보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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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제는 대진침대의 대응이다. 라돈이 나온다는 것을 원래부터 알고 있었을 거라고 심증이 가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이미 뉴스에 나올 정도에 기자의 취재에 응했었다면 자기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방송에도 나갈 거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나간 그날 밤까지도 홍보와 함께 문제가 된 제품 가운데 몇개를 버젓이 올려놓고 있었다. 당일 사과문도 없었다. 전화도 당연히 안되었다.


그리고 방송에 마치 일부 모델의 생산되고 판매된 7,000개만 문제인 듯이 이야기했다. 


진짜 질이 나쁜 것은, 사과도 없고, 전화도 안받는 와중에, 홈페이지에서 '음이온' 이란 단어를 빼고 있었다는 거다. 이전 모델의 정보를 찾다가 대진침대의 홈페이지를 보다가 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낀 아내가 5월 3일 당일 밤에 찍은 홈페이지 사진과 5월 4일 홈페이지가 폐쇄되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증거 인멸 시도다. 정말 질이 나쁜 인간들이다. 사진에 보이는 바와같이 ECO 폼 설명 부분을 수정한 것을 보면 아마도 ECO폼에 문제의 라돈을 뿜어내는 희토류를 섞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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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여러 소비자 보호 기관에 전화를 했는데, 뉴스에 언급된 (대진침대 측에서 이야기한) 4개 모델인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었단다. SBS 기자정신이 이렇게 사태를 안이하게 보는 태도에 일조를 한 듯 하다. 공공은 심각하게 공감 능력이 필요한데 아쉽다. 또, 소비자보호 너무 복잡하다. 이미 많은 사람이 전화를 했을텐데, 뭔가 진행되고 있다면 다른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내가 되어야 하는데, 각자 따로 신고하고, 따로 대응하라는 식의 답변을 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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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건과 관련하여 2018년 5월 5일 0시 현재 청와대에 '라돈'을 검색하면 이 건과 관련된 청원이 12개 올라와 있다. 분위기 상 청와대가 답변할 수준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 청원은 꽤 오래 대진 침대를 쓰고, 의심이 되는 일을 겪고 있는 분들이 올렸다. 이 글을 쓰는 현재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다음이다.


방사능검출(라돈방출) 대진침대 진상규명 청원합니다.


다른 회사와 협업 판매한 경우도 있었나보다.


청호나이스(대진침대)라돈 1급발암물질 판매

* 이 청원에 대진침대가 언급되었으나, 실제로는 다른 업체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댓글을 확인하시길)


청와대 청원 사이트를 검색 해보면 다음을 포함하여 이미 종료된 라돈 관련 청원도 11개가 검색된다. 다들 동의를 몇 개밖에 못얻었다.


1급 발암 물질 "라돈" 대책- 청원 이전에 정부가 관리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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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의 위험에 대하여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애서 라돈의 유해성에 관한 정보 찾아봤다.


[생활속의 라돈] 


세금을 써서 만들었다면, 정말 한심스러운 정보이다. 한 문장으로 평하자면 중학생이 네이버 지식인 검색하여 쓴 보고서 또는 딴 나라 라돈 정보를 번역기로 돌려서 틀린 단어만 수정한 것 같다. 이걸 보고 과학적 설명을 재구성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밀리시버트, 베크렐 등등 단위를 섞어 쓰며, 방사선량, 농도 등의 단위가 어떤 의미인지 정의도 없고, 그들 사이의 관계가 뭔지 설명도 없다. 명확한 안전 기준도 제시되지 않았다. 다음과 문장도 발견된다. "10,000 베크렐(Bq)을 흡입했을 때의 실효선량은 0.065 밀리시버트(mSv)에 해당되어 폐의 내부 피폭이 가장 중요하다." 해석이 안된다.


결론:


대진 침대는 물론 우리나라 모든 '음이온' (그리고 가능하면 원적외선) 기능/효력이 들어간 제품에 대한 라돈 발생 수치를 전면 조사하라. (우리집 침대 잘 보관되어 있다. 가져가서 조사하라)

확실히 라돈이 발생하는 침대나 기타 제품을 사용했던 사람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라.

질병관리본부 and/or 관련 기관은 라돈의 위험성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공개하라.

라돈에 관한 모든 안전 기준을 마련해서 공산품 안전 검사에 포함하라.

집단 소비자 보호에 관한 프로토콜을 정비하라.


*

우리집 침대도 대진 라돈 침대 ㅠ [2]

우리집 침대도 대진 라돈 침대 ㅠ [3]

우리집 침대도 대진 라돈 침대 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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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1i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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