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마구 증가하면서 (더 정확하게는, 그 중요성을 큰 회사들이 인식하면서) SW 인력 채용에 관한 기사들이 자주 나온다.
대기업들이 몇 천명 단위로 뽑는다는 뉴스가 그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들이 먼저 시동을 걸었고.
대형 SI (거기에도 삼성, LG가 들어있지만)가 뒤를 잇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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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기업이 신규 채용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인력의 수를 모두 합하면,
전국 대학의 IT 관련학과 졸업생 수 (1만 6천 ~ 1만 7천명 수준)에 평균 취업률을 곱한 숫자보다 많다.

즉, 위 산수대로라면 대기업들이 IT 관련 학과 졸업생 인력을 싹쓸이 해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전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신입사원 채용의 경우, 일부 학교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강한 듯하고,
심하게 이야기하면, 오직 취업준비만 한 학생들을 선호하는 것 처럼 보인다.
(현업에 꼭 필요한 전공 학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점수를 따기 쉬운 비전공 과목 수강, 이미 쉬워진 저학년 과목 재수강 등의 방법으로
 학점관리에 충실한 학생들만을 뽑는다는 말이다.)

현재 많은 IT 학과들은 '취업'이라는 틀에 묶여, 또 '공학인증' 시스템에 의거하여
당장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많은 과목, 프로젝트 수업들을 개설하고 있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따로 하기로 하자)
하지만,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시간을 많이 써야하는 실무스러운, 또 과제가 많은 과목을  회피하고 영어공부와 취업을 위한 학점 관리에 매진하며,
한편으로는 SSAT와 같은 시험 준비를 위해 사교육을 받기도 한다.

대기업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받은, 우수한 영어실력을 가진 학생들을 뽑았는데도
'도대체 일을 제대로하는 대졸자 신입사원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 원인이 바로 위와같은 과정으로 뽑혀진 엔지니어(사실은 취업만이 목표인 졸업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며, 악순환을 만든다.
신입사원의 품질이 좋지 않다고 느끼므로, 대기업은 당연히 그래도 좀 검증된 경력사원을 선호한다. 그 경력사원은 아마도 중소기업에서 나름 일을 잘 하고 있던 사람들이다.

그 결과 중소기업은 망가진다. 학생들은 중소기업 가기를 더 꺼린다. 대기업을 가기 위한 spec을 만든다. 전공 공부, 실무 수련이 적어진다. 그런 애들 데려가도 쓸데가 없다. .... 

--- 그럼 대안은 뭐가 있을까 ?

1. 대기업의 리크루트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1-A. 제발 '몇 천명' 그런거 말고, job description을 더 구체화 하자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뽑으면, 그 사람을 잘 쓸 방법도 없다.
          막연한 '몇 천명' 그렇게 나오면, 애들은 전공 공부 안한다.
          그냥 똘똘한 사람을 뽑고 보자는 식은 수퍼맨 몇 명이면 족하다.
   1-B. spec이 아닌 port folio를 보고 뽑아야 한다.
          지원자가 뭘 해봤는지, 뭘 할 수 있는지를 봐야한다.
          즉, 어떤 것를 만들었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퍼져갔는지를 봐야한다.
            뽑았는데 일 못한다고 하지말고, 일 할 수 있는 애들을 뽑아야 한다.
   1-C. 쓸데 없는 거는 보지 말자.

          어느 학교 나왔는지, 해외 연수를 했는지, 영어를 '정말' 잘하는지,..
          정의된 일 잘하는데, 큰 영향이 없는
spec에 관한 최소 기준을 더 낮추어야 한다.
          일할 때 필요한 것, 앞으로 자기 계발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1-D. 학력 중심 인사제도 철폐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고졸 취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들이 대졸자와 같은 능력을 가졌다면,
          투자를 해야한다. 월급도 비슷하게 올리고, 다른 기회도 비슷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2. 대기업에 의한 학교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
   2-A. 학교에 더 투자를 해야한다.
          모든 대기업의 광고에는 '지구', '나라', '인간' 그런 단어가 나온다.
          정말 그런거라면, 대기업도 좋고 나라도 좋은 방법이 있다.
          이공계 선호 추세은 우리나라 같은 대기업 중심 사회에서 그들의 이득으로 돌아온다.
          그들이 필요한 인재 양성에, 학교에 투자하는 것처럼 돈이 덜드는 방법도 없다.
          여기서 학교란... 대학교 뿐만 아니라, 초중고를 포함한다.
          한 사람이라도, 의사에서 SW 엔지니어로 꿈을 바꿀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2-B. 학교에 대한 투자는 꼭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의 인력을 mentoring, 인턴 사업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그들의 인력이 '잉여'롭게 community 활동도 할 수 있게 보장해야한다.
          이는 '훨씬' 더 잉여로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대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소프트웨어 잉여와 공포>에 있는 것 처럼, 잉여는 창의성을 불러일으킨다.


3. 중소기업을 더 잘 활용하자.
    3-A. 중소기업의 기술 능력 향상에 투자하자.
          대기업의 핵심 역량은 '기초연구'와 아마도 '엮는 능력'일 것이다.
          '엮'기 위해서는 '엮'을 뭔가가 필요한데, 그 재료는 중소기업이 가지고 있다.
          그들의 능력이 올라가야 대기업의 역량도 올라간다.
    3-B. 노동을 사지말고 기술을 사자
          중소기업의 기술이 필요로 할때는 royalty를 내거나 회사를 M&A로 사자.
          기술을 노동이란 형태로 바꿔서 취하면 (용역), 중소기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힘들고
          그러다 그들이 망하면 대기업도 결국 망한다.
           (국가적 SW 능력 부재의 원인은 거기에 있다고 나는 믿는다.)

4. 기술을 더 공개하자.
    4-A. 소스를 공개하자
          대기업은 어쨌거나 우리나라 기술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가지고 있는 기술 (소프트웨어 이야기이므로 즉, 소스)를 더 공개하고
          그 소스를 community를 통해 발전시키자.
          그거 공개해도 안 망한다. 공개된 소스보고 더 많은 회사/사람들이 도와준다.
    4-B. 처음부터 많은 것을 공개 SW 방식으로 개발하자.
          그래서 망한 회사 봤나 ? 성공의 지름길이다.
    4-C. 대기업 내의 기술 인력을 외부에 더 노출시키자.
          위에 언급했던 커뮤니티 활동도 좋고,
          그들이 생생한 기술을 강의하도록 해서

OLC

같은 곳에 올릴 수 있도록 하자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5. 진짜하자.
     * 말만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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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1i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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