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이 글은 뭔가 대안을 제시하는 글이 아니라, 그냥 웃자고, 한탄이나 해보자고 하는 글이다.


이제 똘똘한 것들이 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얼마전 새로 나온 ‘구글의 번역기는 겁나게 번역을 잘한다. 이제 쓰고 번역하는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만세다.’ (이 문장을 구글 번역기로 돌리면 “Google's translator is terrifically good at translating. Now you do not have to learn English to write and translate. Hooray.” 이렇게 나오는 정도이다. 처음부터 영어로 쓴 것 같다.)

예전에 사람들은 성적과 같은 표 계산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썼다. 언젠가부터 주판을 지나 엑셀이 그 일을 한다. 우리는 대신 엑셀을 배운다.

예전에 사람들은 어딘가를 갈 때, 지도를 봤다. 어딘가에 갈 때 조수석에 앉은 사람도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네비게이션을 사용한다. 우리는 이제 네비게이션 쓰는 법을 배운다.

예전에 사람들은 뭔가를 알고 싶을 때, 백과사전, 책, 신문 등을 뒤졌다. 언젠가부터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다. 우리는 이제 시리, 알렉사, 아리 이런 애들 쓰는 법을 배운다.


   


문제는.. 뭐 엑셀, 네비, 시리를 시간들여 배우지 않고, 쓰다보니 아는 기능만을 사용하면서 행복해하기면 되는데, 잘 생각해보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1. 우리는 이제 우리를 도와주려는 것들에 치이고 있다.

엑셀을 잘 쓰려고, 책보고 공부도 하고, 누군가는 학원도 다니고, 심지어 시험보고 자격증까지 딴다. 나를 도와주려고 만든 무언가가 나를 괴롭히는 상황이 된 거다.


2.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에 우리를 바꾸어 적응해야 할 수 도 있다.

지방에서 사투리를 쓰던 사람이 서울에 올라와서는 서울 말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 처럼, 우리는 이미 익숙한 무엇인가가 인공지능 기술에 맞지 않을 때, 우리를 바꾸게 될 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걸 공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다음 구글 번역 예를 보자.

“ㅂㄱㅎ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 —> “You have to immediately arrest your child.” 이렇게 된다. 아직 구글은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는 ‘ㅂㄱㅎ’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글을 쓴 시점은 2016.12.17일이다. 언젠가 이것도 번역이 제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걸 작정하고 번역기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물론 있다.) 번역이 제대로 되기 위해 우리는 잘 쓰던 용어를 번역기 친화적으로 바꾸어야 할 수도 있다.


3.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을 위해 우리는 사회시스템을 바꾸어왔고, 아마도 앞으로도 그렇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이 직접 가지 않고 은행 업무를 이용할 때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처구니 없게도 Active-X, 공인인증서 같은 그 필요성, 보안성이 완벽하게 증명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도록 제도를 만들기도 하고,

어쩌면 무인자율주행자동차를 위해 도로를 인공지능이 인식하기 쉽게, 대신 사람에게는 약간 불편할 수도 있게 바꿀지도 모른다. 보험제도도 바꾸고. 면허증도 바꾸게 될거다.


이제 사람이 주인이 아니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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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민석 hl1i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