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닷넷에 스마트폰별 만족도 기사가 나왔다.
<스마트폰 만족도, ‘아이폰’이 월등해>
(출처, 위 기사)
나도 아이폰 만족도가 높다. 우리 와이프는 항상 갤럭시가 불만이다. 그러나 그녀가 안드로이드(갤럭시)를 고집하는 이유는 아이폰으로 바꾸면 뭔가를 새로 배우는 것이 무서워서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갤럭시에서 다른 갤럭시로 갈 때 배울 것이 더 많아 보인다. 그들은 아마도 자기네가 보기에 완성되지 않은 뭔가에서 그나마 조금 낫다고 믿는 걸로 항상 바꾸는데 그게 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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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목과 달리 위 기사의 핵심 메시지는.. (각 제조사들이 뭔가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안드로이드끼리 만족도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비슷할 것으로 믿는다. 즉 이 시장에는 제조사들끼리 (이제 한 방에 갈 수있다는 것이 증명된) 브랜드 경쟁과 (걱정되는 치킨 게임이 될 것이 분명한) 가격 경쟁만 남는다는 것이다. 이런 두 경쟁의 옆 트랙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정말 소프트웨어 회사같은 중국 회사들이 있다. 아직은 크지 않지만 곧 중대한 경쟁자로 오게 될 것이다.
이 경쟁 구도가 국내 단말 제조사가 작정을 하고 진짜 하드웨어 회사가 되거나, 진짜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어야 하는 중대한 이유이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회사처럼 운영되는 회사이다.
우리나라 (일부 소프트웨어회사를 포함하여) 많은 대기업들은 언제나 '위기 경영'이다. 돈을 잘 못 벌면 망할까봐 위기이고, 돈을 잘 벌면 왜 벌었는지 잘 몰라서, 우리가 한 것이 없는데 돈을 버니 불안해서 위기이다. 위 기사가 암시하는 위기는 (UI/UX, 생태계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차별화가 거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잘 팔리니 바로 위기인 것이다.
위기는 '극복' 대상이지 해결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똘똘한 답이 없이 늘 '쪼아서, 쥐어짜서 극복'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불행한 전통이다. 임원을 쪼고, 그 임원이 직원을 쪼고, 그 직원이 하청업체를 쪼고, 그 하청업체는 다시 ..... 하드웨어 회사도 소프트웨어 회사도, 심지어 콘텐츠 회사도 이 땅의 회사들은 언제나 쪼고 쥐어짜고, 그 쪼고 짜서 남긴 이윤을 기준으로 임원을, 직원을 평가한다. 누구는 '위기니까 바꾸라'고 했지만, 위기가 그 중심에 있을 때 아래 쪽에서 윗 분이 보는 위기를 쪼고 짜서 일단 덮고, 나중 드러나는 '다른 모양의 위기'로 나타나도록 만든다. 대부분 평가 주기가 위기를 덮을 시간 밖에 없기 때문에.
결론은
이 사태를 위기가 아니라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해결책이 나온다. 애플이 부러우면 애플의 제품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처럼 운영하고, 페이스북이 부러우면 페이스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처럼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고 싶으면, 소프트웨어 회사처럼 운영해야 한다.
세상이 산소와 질소,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숨을 급하게 쉰다고 일이 되지는 않는다. 역시 콩을 심으면 콩이나오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만 소프트웨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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