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추리문학상 수상작가 김진우의 신작

 

프롤로그

한밤중에 울린 전화벨 소리에 형사 강태준은 잠에서 깼다. 일어나자마자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상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준아, 대형 사건이다. 전남 영암에서 5조 규모의 사기 사건이 터졌어. '기획DC'라고 들어봤나?"

 

제1장: 구름 같은 약속

2025년 여름, 전라남도 영암군 일대는 들썩였다. '미래테크 AI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전남 슈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바닷가에 2030년까지 건설될 이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로 홍보되었다.

최원석 대표는 화려한 경력을 내세웠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건대 휘멀건 칼리지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뒤, 실리콘밸리에서 10년간 일했다는 그는 투자설명회에서 당당히 선언했다.

"여러분, 이제는 AI 시대입니다. 부동산이 아닙니다. 금이나 주식도 아닙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돈을 벌어주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의 발표는 청중을 사로잡았다. 수도권 전력 수요을 감당하기 위해 건설되었으나, 송전설비를 구축하기 어려워 남는 서해안의 화력 발전소 전기와 개발이 정체된 새만금에 태양광 팜, 조력 발전소를 만들어 전력을 공급하고, 바닷물로 냉각하는 혁신적인 방식. 전라남도와의 MOU 체결 소식까지 더해져 신뢰도는 상승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GPU를 랙 단위로 조합에게 분양합니다. 1구좌 2천만원, 전국민에게 기회를 드리기 위해 1인당 20구좌로 제한합니다. 연 수익률은 최소 17%, 최대 27% 이상입니다."

 

제2장: 황금알을 낳는 중국의 기술

사업 설명회에서는 이 사업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Q: "이 프로젝트에서 사용된다는 기술은 뭐인가요?"

A: "중국의 '딥식이(DeepSickE)'라는 AI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은 성능은 당시 세계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OpenAI의 4.5 버전을 능가하고,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가 소비하는 전력의 0.5%도 사용하지 않는 혁신적인 기술입니다. 이 AI 기술이 이 데이터센터가 호스팅하는 AI 모델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GPU는 엔비디아 제품이고,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추론용 NPU도 사용될 것입니다."

Q: "딥식이는 어떤 회사인가요?"

A: "딥식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카시 (CASI, Chinese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사의 기술로, 전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인재를 영입해 만든 AI 기술입니다. 최근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회의에 CASI사의 사장이 참석했습니다. 그 회의에 마윈도 등장해서 한때 사라졌던 중국 IT 거물들이 배후에서 지원한다는 소문이 있었죠. 얼마전 미국에서 공부한 중국의 AI 인재들이 그간 연구하던 기술을 불법적으로 훔쳤다는 소문이 있기는 하지만 딥식이는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있고, 법적인 이슈는 없습니다."

Q: "이 기술은 정말 그렇게 앞서 있나요?"
A: "전 세계가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미 미국보다 5년 정도의 격차로 기술 우위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년 노벨상은 딥식이의 성능을 검증한 하바드대 몬트리올칼리지의 '제프딘 힌튼' 교수가 받았죠"

 

제3장: 투자의 늪

은퇴한 공직자 윤서결(68)는 평생 모은 퇴직금 4억원을 이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한남동에 사는 전업주부 김거니(52)는 남편 모르게 주택담보대출 2억원을 일으켜 10구좌를 샀다.

미래테크의 사무실은 서울 강남 금융의 중심지인 테헤란로 선릉에 있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정장 차림의 직원들, 그리고 벽에 걸린 각종 인증서와 사진들이 신뢰감을 주었다.

"연 17%면 2천만원 투자해도 매달 30만원 가까이 받는 거 아닌가요?" 투자자 김철수는 물었다.

"맞습니다. 게다가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을 소개하면 추가 10%의 인센티브도 드립니다. 이 수익은 단계별로 나눠지며, 이론상 가능한 실제 수익률은 27%이고, 내가 소개한 조합원이 다른 조합원을 또 소개하면 24.7% 가능합니다."

 

제4장: 사업의 안정성

질문과 답이 이어진다.

 

Q: "AI 산업의 전망은 어떻게 설명했나요? "
A: "AI 열풍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 엔비디아, 구글, MS, 테슬라, 아람코, 애플 등 미국 시총 상위 기업들이 AI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국가가 전략적으로 AI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국가정상을 위원장으로하는 위원회를 만들었고, 중동 국가들도 석유 판돈을 거의 AI 기술,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Q: "투자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A: "지금 상황에서 실패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혹시, 만에 하나 AI가 실패해도 GPU는 비트코인을 위시한 코인 채굴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이유도 AI가 GPU를 다 사용하고 있는 바람에 코인 생산이 안되어 유동성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AI와 코인은 서로 보완재입니다. 약속했던 수익은 보장됩니다."

Q: "정부와의 연계는 어떤가요"

A: "일단 전라남도가 20년간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태양광 팜을 만들어 전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 자금의 80%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고요. 정부가 AI 육성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다 아시죠? 사업 자금 조달과 안정적 추진을 위해 2030년까지는 정부가 조합원 투자금액에 대하여 10년물 국채 이자 수준을 조합원들에게 지원하기로 했고요. 당장 올해 지원금예산은 3월에 진행될 추경에 평선하기로 정부,여야가 이미 합의를 했고,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AI 기본법의 시행령에 이 사업에 관한 세부 내용이 담길 겁니다."


제5장: 거인들의 투자

투자설명회는 날이 갈수록 호화로워졌다. 지난주 삼성동의 7성급 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VIP 행사에서는 더 놀라운 이야기가 나왔다.

"총 사업비 15조 중 5조는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일가가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10조 중 8조만 국내에서 모집합니다.". 트럼프의 투자 때문에 앞서 질의에 있었던 중국의 산업 스파이 논란이 없어졌다고, 사업 관계자가 설명회 후 비보도를 전제로 기자 브리핑에서 이야기 했다.

이 말에 투자자들은 열광했다. 세계적인 부자들이 투자한다면, 틀림없이 대박 나는 사업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제6장: 균열

형사 강태준은 친구 김민수로부터 상담 전화를 받았다.

"태준아, 우리 어머니가 무슨 AI 데이터센터 짓는 데 4억을 투자하셨어. 연 17% 수익 보장된다는데... 너무 좋아 보여서 걱정돼."

강태준은 직감적으로 수상함을 느꼈다. 전라남도청에 문의해보니 MOU는 체결되었지만, 실제 약속된 사업이 진척된 것은 거의 없었다. 예정 부지에는 플랜카드만 걸려있고 새들만 오갔다. CASI라는 중국회사, 딥식이를 검색해도 예전 기사만 있을 뿐 최근 중국 검색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제프딘 힌튼'이라는 교수도 존재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AI 기본법 시행령에 관한 여야 합의도 없었고, 일론 머스크나 트럼프 일가의 투자 소식도 확인할 수 없었다.

 

제7장: 붕괴

조사가 시작된 지 2주 만에 사업을 추진하던 회사 대표 최원석은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났다.

 

  • 최원석의 경력은 일부 조작되었고, 이전에도 비슷한 사기 행각 전과가 한국과 미국에서 드러났다.
  • 전라남도와의 MOU는 있었으나, 사업의 일정, 투자규모, 참여 조직에 관한 내용이 모두 빠진 문서였다.
  • 딥식이는 존재하는 기술이지만, 실제 성능도 전력 효율리 그리 좋지 않았고, 해당 기술을 개발한 인력은 모두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회사였다.
  • 지금까지 확인된 조합원은 3,700명 정도이고 투자금은 코인 시장에서 세탁된 후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 하** 기술을 만든 국내 N 모사의 센터장 등 국내 AI 기술자들도 각각 수억원씩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필로그

전국에서 4천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다. 총 피해액은 5조원에 달했다. 범인 최원석은 태국에서 체포되어 한국으로 송환되었다.

강태준은 그를 심문실에서 마주했다.

"왜 하필 AI였습니까?"

최원석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사기가 필요하지요. 부동산은 이제 시들해졌고, 가상화폐는 너무 많이 당했으니까요. AI는 완벽했습니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미래 가치를 약속하니까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더 큰 돈을 걸더군요."

강태준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강 위로 구름이 흐르고 있었다. 비가 곧 내릴 것 같았다.

 

*

(이 소설은 800자 정도의 프롬프트로  Claude 2.7 Sonnet 이 만든 걸 일부 수정했습니다.)

반응형

'웃자고 하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시 만들기 (feat. ChatGPT, ...)  (0) 2023.07.16
단독주택에 관한 생각  (0) 2022.05.08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싫어요.  (0) 2022.01.11
AI 대선후보 반대  (0) 2021.12.07
클럽하우스 주제  (3) 2021.02.15
Posted by hl1it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