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없던 이천수백년전.
무려 공자님이 자기 인생을 이렇게 이야기 했더랬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志于學. 지우학)
30세에 일어섰다 (而立. 이립)
40세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不惑. 불혹)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았고 (知天命. 지천명)
... 이후 생략
해설: 즉 열 다섯살까지는 그냥 놀다가,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무려 15년간 공부를 한 뒤에야 서른이 되서야 이제 뭘 할 수 있게 되었다(천재과는 아니었나보다.) 그 후로도 십년은 다른 사람 말에 혹해서 끌려다니다가 마흔이 되어서 드디어 자존감 있는 삶을 살게 되었고, 쉰 살에 이르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다.
55년쯤 산 내 인생을 보니..
땜질에 발을 들여 놓은 중학교 언젠가 이전은 기억도 잘 없지만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었고, 고3때 반짝 공부한 거 빼고는, 그 이후 서른이 될 때까지는 거의 땜질과 코딩만 했다. 그러다 서른 즈음에 땜질은 거의 안하고 코딩만 하게되었다. 마흔 쯤 되어서부터 일어섰다면 일어서서 코딩이 아닌 다른 일들도 같이 했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 말에 혹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혹하기는 하지만 매달리지도 않게 된 면도 있다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다. 하늘의 뜻은 잘 모르겠고 '세상엔 진짜 중요한 것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는 느낌 정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몇 년만 돌아보면,
제대로 끝낸 일들이 거의 없다. 중간에 못하게 되거나, 일을 하던 중간에 완전 흥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뭘하던 단 한 사람만 구하면 된다고 늘 말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몇 명은 구한 것 같다. (본인들은 나 만나서 인생이 모질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맘대로 생각해야 인생이 그나마 보람차진다.) 반대로 내 덕에 인생이 더 망가진 사람도 몇 명 있는 것 같다 (정말 미안하다. 심하게 반성하고 있다.)
비오는 날만 일하는 것, 더 나아가 일 안하고 돈버는 것이 인생 모토였는데, 아직 산수가 잘 안된다.
그러나 아직도 유효한 모토다.
이제 서기 이천년하고도 거의 20년이다.
지금 젊은이들은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이제 학문에 뜻을 쎄게 둘 필요는 없다. 그래서 서른이 아닌 더 젊을 때 일어설 수 있다. 또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잘 듣고 잘 보면 더 젊을 때 균형도 잡을 수 있다. 또 머신러닝 덕에 하늘의 뜻도 예전보다 쉽게 알 수 있다. 세상은 더 좋아져야 하고 달라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것들이 나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아래 그림을 보라.. 30대는 우리와 같은 역량을 가졌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보다 오래 산다. 그들의 세상이다.
오늘 누군가와 통화하다가 '무게감'이란 단어를 들었다. 21세기에 그런 건 없다. 50대 이상의 선수들은 더 나이 많은 꼴통들이 나서지 못하게 막는 일만 하면 된다. 그게 앞으로 나의 계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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