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거다.
세상엔 진정성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것들이 있다.
진정성이란 보통 '목적과 일치되는 마음' 이라고 해석한다.
진정성의 또 다른 이름은 '효과성'(더 친근하고도 천한 표현으로는 '성과')이다.
그런데, 마음만으로 성과를 이룰 수는 없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내게는 없는' 재능,
또는 '내게는 잘 안 따라오는' 운,
그리고 '나를 더럽게 바쁘게 만드는' 환경도
뭔가 역할이 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또 직업이 직업인지라..
다른 (보통은 나보다는 매우 어린) 친구들을 평가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평가자 입장에서 늘 '진정성'을 외친다.
마음은 보이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위의 '마음'이 아닌 다른 요인들의 역할이 작용한거다.
평가자는 난감하다.
그때, 많은 경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평가가 좋지 않을 때,
실제 '더럽게 바쁜 환경' 때문이거나,
또는 '재능'을 평가 시점에 임박하여 너무 늦게 발견했거나,
하필 이번엔 그 '성과'를 보는 혜안이 부족한 평가자를 만났을 수 있다.
그런 경우, '재수, 삼수'가 꽤 효과적이다.
평가 대상이 될 만한 '재능'이 처음부터 없어서 그런 경우도 있다.
대책이 거의 없다.
평가의 잣대는 높고도 정교하다.
사실,
모든 사람이 창의적이라는 진리 앞에서
'재능이 없다'라는 말은 틀린 말이고,
언제나, '그런 재능이 없다' 라고 domain을 한정해서 말해야한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는
모든 사람, 각자가 가진 재능을 발견하는, 더 좋게는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선생님도 중요하고, 시스템도 중요하다.
그런 평가를 통해서는 '다른 재능'이 발견되지 않는다.
또, 안 좋은 평가에 대한 대처 방안인 '시간 투자'는 재능 대신 효율을 좀 개선할 뿐이다.
진짜 평가는 지금의 학교/기관/정부가 아니라
나이가 꽤 먹은 뒤에 옆 사람과 시장이 해주는 거다.
이제,
학교는 학교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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