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특히 어릴 때 적당한 경험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엄마 젖도 빨고, 괜히 울어보기도 하고,
동물원에 가서 사자도 봐야하고,
그림 일기도 써봐야 하고,
장난감도 부셔봐야 하고,
뭔가 만들어 낸 걸 자랑도 해봐야 하고,
잘했다고 생각한 건데 깨져보기도 해야 하고,
책, 영화를 보며 눈물도 흘려봐야 하고,
어딘가 여행을 가보기도 하고,
아무 노력도 없이 횡재를 해보기도 하고,
뭔가 열심히 했는데, 얻은 것이 없어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거나, 새로운 것을 보고 마음이 두근거려 보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다투어보기도 하고,
내가 하려고 꿈구던 것을 가볍게 해버린 사람을 만나기도 해야 하고,
...

그래야 동기가 생긴다.

지금은 좀 개선된 면이 있지만,
중국의 특급 호텔에 가면 우리나라나 미국의 그런 호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 표준에 비하여 뭔가 2% 부족한 것이 제공되었었다.
종업원들이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받아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었던 거다.
이것은 마치,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레시피만 보고 만드는 것과 같다.
전통적 방식으로 만든 오리지날을 먹어보지 않으면
그 맛의 느낌이라는 것은 도저히 살릴 수가 없는 것이다.

경험이 중요한 것은 느낌을 만들고
그 느낌이 뇌리에 남아
따라하거나 더 나은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가끔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과 봉우리를 찾아 목표에 이르는 사람,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않았던, 말로만 들어봤던, 책에서만 보았던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타고난' 재능일 수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직간접 경험과 그 느낌이 동기의 주요 출발점이다.

직접 경험은 시간을 많이 요구한다.
책이나 영화같은 간접 경험은 상대적으로 시간을 덜 쓰면서도
잘만하면 거의 같은 수준의 느낌을 주기도한다.

어쨌거나, 경험의 끝은 뭔가 느낌이고
그 느낌의 끝은 동기라는 것인데,

언젠가부터 우리 아이들에 그 느낌이라는 것이 왜곡되기 시작했다.
공부와 시험이라는 규격화된 틀 안에서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공부하고 여러 느낌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교육 환경은 경험의 시간을 줄이고
아이들에게 경험의 느낌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주입하고 있다.
그렇게 주입된 느낌은 전혀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며
'설레임'이라고 하는 모든 경험에서의 초기 느낌을 잊게하여
오히려 새로운 경험의 시도를 두려워하게 만든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제 느낌보다는 자극을 원한다.
당연히 시장도 그걸 알아냈다.
자극은 특정 도구를 통해 아주 빨리 얻어지며
느낌과는 달리 중독성이 있어서 빠져들게 하고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다.
자극도 동기를 유발한다.
하지만 자극이 만들어낸 동기로부터 시작된 행위들은
배움이라는 중대한, 긍정적인 과정을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조금 바뀌어야 한다.
스스로 느낄 수 있게, 경험을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 교육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던.


또 좀 더 느리게 가야한다.
경험하고 느끼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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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민석 hl1i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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