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한 강의를 했다. 한번의 강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또 한번은 다양한 전공의 대학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 또 개인적으로 여러 명의 자기소개서를 리뷰해주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약간의 예시를 들어 자기소개서를 쓰는 마음가짐과 기업들이 뭘 원하는지에 대하여 내 생각을 적어볼까 한다.


이 길은 꽤 길다. 자기소개서에 대하여 힐끔 알아보실 분은 이 글 말고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짧은 글을 찾아 보실 것을 권한다. TL;DR 이다. 자기소개서를 진지하게 준비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꼼꼼히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기업의 (아마도) 주니어 인사 담당자들에게도 이 글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 글은, 예전 유사 글 목록에서 시작하여 다음으로 구성된다.

 

  1. 이 글을 읽는 자세: Disclaimer
  2. 들어가는 말
  3. 회사는 어떤 생각을 할까
  4. 회사가 원하는 인재
  5. 항목별 자기소개서 작성 초식
  6. 요약


이 블로그를 통해서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글을 쓴 적이 있다. 다음 링크의 글들이다.

 

 

자기소개서 쓰는 법

* 이 글은 조금 길다. 바쁘신 분은 아래 1번 섹션 두 번째 문단과 2번 섹션만 읽어도 된다. 대학 입시용 특히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에 지원하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려한다면, https://hl1itj.tistor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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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전공) 입시용 자기소개서 쓰는 법

이 글은 특히 대학의 소프트웨어 학부에 진학을 할 목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입시준비생들을 위한 안내입니다. 다른 전공에 지원한다고 해도 도움이 되기는 할 겁니다. 자기소개서는 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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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들은 통상적으로 자기성찰적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과, 지금은 대입에 자기소개서가 없어졌지만,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로 대학입시를 하는 경우)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에 대하여 소개했다. 예습 관점에서 또는 참고적으로 또는 이 글의 배경 지식으로 위 두 글을 한번 봐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자세: Disclaimer

자기소개서는 자기를 남에게 소개하는 글이다. '자기'를 쓰는 글이므로 인터넷에서 Copy&Paste 하면 '절대' 안된다. 내가 아니니까. 또 '자기'를 쓰는 글이므로 ChatGPT, Claude 등의 현란한 글솜씨에 온전히 맡겨서는 안된다. 그것들에게 자기의 모든 것을 학습시켰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또, 이 글을 어떤 훌륭하신 분의 '그럴싸한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주면 좋겠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또 특정 기업의 입사지원용 자기소개서라면 그 회사의 HR 부서 또는 지원자와 일하게 될 현업부서의 채용 담당자의 의견이 제일 중요한데, 그 분의 의견이 이 글과 다를 수도 있다. 꽤 많이 다를 수도 있다. 그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 크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 글을 자기소개서를 쓰는 디테일한 초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분명히 도움이 된다.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는 나를 믿어도 좋다.

 

들어가는 말

전경련이 발표한 2023년 대졸 취업 경쟁률은 평균 81대 1이다. 2022년에는 77대 1이었다. 보나마나, 2024년은 더 할 것이고, 2025년은 그보다 더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기업은 백만가지 이유로 신입사용 채용에 소극적이다. 직원을 안 뽑지는 않는다.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인력이 필요한데, 가능하면 '직무와 태도 양쪽에서 역량이 준비되고, 우리 회사와 잘 맞는' 경력을 가진 인재를 뽑고 싶을 뿐이다. 신입을 뽑을 때도, 학교를 다니면서 얻은 또는 인턴, 다른 회사에서의 경험이 충분한 중고 (수준의) 신입을 원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가 제출 서류의 하나로 있다면, 잘 써야 한다. '직무와 태도 양쪽에서 역량이 준비되고, 우리 회사와 잘 맞는' 경력 또는 경험을 가졌다는 점이 드러나게 써야 한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를 누가 어떻게 읽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기소개서는 '나'를 소개하는 글로 나를 평가하려고, 다르게 표현하면 떨어뜨리려고, 작정을 한 누군가를 위해 쓰는 글이다. 그래서 주어는 '나'지만 관점은 자기소개서를 읽을 '누군가'로 유지해야한다. 성공적인 자기소개서는 읽는 사람이 나로 빙의하여 내 경험과 그 경험안에서의 내 선택에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어야 한다.

 

회사는 어떤 생각을 할까

다음 상황을 가정해보자. 경쟁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HR 담당자를 생각해보자. 200명 뽑는데 경쟁율이 100대 1이면, 2만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하나를 평균 5분씩 본다면 총 100,000분(1,600시간)이 걸린다. 나를 포함한 20명이 나눠서 보면 모두 다른 업무를 제쳐 두고 10일(2주)동안 매달려야 한다. 그 일정을 임원에게 보고한다. 이 장면에서 HR 담당 임원은 어떤 선택을 할까? 


임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면, 인공지능이 먼저 읽어서 스크리닝 하라고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크리닝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 어떤 프롬프트를 주어야 할까?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점이 고려될 것이다.

  • 해당 직무에 반드시 필요한 자격요건의 제시 : 학력, 경력, 전공, 기술, 자격증 등 객관적인 기준들
  • 차별적 요소의 배제 (또는 불법이지만 고려) : 성별, 나이, 출신지 등 업무 역량과 무관한 속성
  •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반영 :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기준들

들이 우선 고려되고,  지원자의 열정, 가치관, 성장 가능성 등 정성적인 부분은 인공지능이 파악하여 스크리닝 하기 어려우므로, 면접 등 다음 전형에서 평가하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정성적 평가 영역에 대해서도 1차적인 정량 스크리닝 기준을 만들어 항목별 최저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지원자를 걸러내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보통 기업들이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항목들 각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가 기준을 정하고 인공지능에게 서류를 읽고 점수를 적어보라고 할 수 있겠다. 진짜 사람이 읽어도 명시적으로 또는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지원 동기
    • 해당 직무와의 연관성: 지원 직무와 관련된 경험, 학습, 관심사 등을 언급한 정도 (1-5점)
    • 회사와의 적합성: 회사의 비전, 가치, 문화와 지원자의 가치관, 목표의 일치 정도 (1-5점)
    • 열정과 의지: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과 입사 후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정도 (1-5점)
  • 과목 학습 경험
    • 관련 과목 이수: 지원 직무와 관련된 교과목 이수 여부 및 학점 (1-5점)
    • 학습 태도: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학습 자세를 보여주는 사례 유무 (1-5점)
    • 학습 성과: 학습을 통해 습득한 지식/스킬을 활용한 결과물 유무 (1-5점)
  • 협업 경험
    • 팀 프로젝트 경험: 팀 프로젝트 참여 횟수 및 기간 (1-5점)
    • 역할 수행: 팀 내에서 맡은 역할의 중요도와 기여도 (1-5점)
    • 팀워크 역량: 커뮤니케이션, 결과 리뷰 및 지식 공유, 갈등 해결 등 사례 (1-5점)
  • 성장 경험
    • 도전 과제: 도전적인 과제나 목표에 몰입한 경험 유무 (1-5점)
    • 역량 향상: 경험을 통해 향상된 역량 (지식, 스킬, 태도 등)의 구체성 (1-5점)
    • 성과: 노력의 결과로 얻은 성과나 성취의 규모와 영향력 (1-5점)
  • 실패 경험
    • 실패 사례: 구체적인 실패 사례 제시 여부 (1-5점)
    • 원인 분석: 실패 원인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 정도 (1-5점)
    • 교훈 및 성장: 실패에서 얻은 교훈과 이후의 성장 사례 (1-5점)
  • 가치관
    • 가치관 명확성: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제시하는지 여부 (1-5점)
    • 일관성: 제시한 가치관이 경험/행동 사례와 일관되는 정도 (1-5점)
    • 직무 부합성: 가치관이 지원 직무, 회사의 비전 등과 부합하는 정도 (1-5점)

편의상 각 세부 항목을 1-5점으로 예시했다. 총점 기준선을 설정하거나 항목별 최저 점수를 적용하여 1차 스크리닝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각 기준의 가중치와 통과 기준은 직무 특성에 맞게 조정 가능하다. 이렇게 걸러진 지원자들에 대해서만 심층적인 정성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내가 HR 담당 임원이라면 90% 정도의 지원자를 이 단계에서 걸러도 큰 문제가 없다고 느낄 것 같다. 그래도 우리에겐 10:1의 경쟁율이 남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은 2,000명만 진짜 사람이 읽어 정성적인 평가 점수를 조정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까? 기술적으로는 단어와 표현 선정이 형식적으로 중요하고, 사람에게나 인공지능에게나 나의 경험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쪽으로 잘 인식되도록 적어야 한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

 

현대 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자 노력한다. 많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인재상도 있고, 기업마다 다른 부분도 있다. 기업마다 또 부서마다 사업 분야, 고객이 다르고, 각 포지션의 업무도 다르다. 하지만 모든 회사나 조직이 원하는 인재의 역량을 추상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비전이 공유되고,
  2. 알아서 잘하고,
  3. 잘 배우고,
  4. 협업이 되고,
  5. 정량적 결과를 추구하는

인재이다. 채용에서 서류 및 면접 평가 과정은 지원자가 위의 역량을 가졌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각 역량 이면에는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속성들이 숨어 있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쓸 때, 또 서류 통과 후 보통은 (인성) 면접을 할 때 위 추상적 역량들 각각의 속뜻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들이 주로 언급하는 위 다섯 가지 역량의 진짜 의미를 우선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회사에 헌신하고,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오래 일할 가능성이 높고,
  2. 스스로 찾아서 일하고, 그래서 더 비싼 연봉을 받는 상사가 일 시키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3. 새로운 기술에 잘 적응하고, 그래서 우리 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빨리 따라올 수 있고,
  4. 옆 사람과 문제와 해결책을 공유하고 리뷰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과 싸우지 않고 결원이 생겨도 바로 투입되어 사업에 지장이 없고,
  5. 숫자를 바탕으로 개선하는, 그래서 우리가 뭘 못하고 있는지는 확인하여 개선하는 작업을 잘하는

인재라는 의미이다. 위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1: 비전 공유 - 회사에 대한 헌신

기업들은 흔히 회사와 '비전을 공유하는' 인재를 찾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진정한 의미의 비전 공유는 회사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헌신을 바탕으로 한다. 기업은 회사의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여기고, 회사의 성공을 위해 기꺼이 노력하는 인재를 원한다. 이는 단순한 공감을 넘어, 회사와 운명을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자신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입사의 목표가 아니고 회사의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회사는 성장을 시켜주는 곳이 아니다. 회사가 비전아래 성장하도록 일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성장함을 깨닫는 것이다.

 

2: 알아서 일하기 - 자발적인 업무 수행

'알아서 잘하는 인재'는 대부분의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이다. 이는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 이상을 뜻한다. 기업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업무에 대한 높은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인재다. 상사의 지시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필요한 일을 찾아서 수행하고,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할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3: 잘 배움 - 변화에 대한 적응력

'잘 배우는 인재'는 단순히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 이상을 의미한다. 급변하는 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높은 호기심과 적응력, 그리고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자세를 뜻한다. 기업은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추구한다. 그래서 새로운 기술과 방법론을 빠르게 체득하고,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는 단순한 학습 능력을 넘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인드셋과 경험을 요구한다.

 

4: 협업 - 안정적인 팀 성과의 도출

'협업이 잘 되는 인재'는 팀워크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뜻은 조직과 사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기업은 한 사람의 퇴사나 부재가 업무에 큰 차질을 주지 않을 만큼 견고한 협업 체계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정적 갈등에 대한 해소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갈등이 생기기 않게 만드는 업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또 기술적 노하우가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공유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협업 능력이 뛰어난 인재는 이러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지식을 공유하며, 동료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이다.

 

5: 정량적 성과 추구 - 데이터 기반 개선

'정량적 결과를 추구하는 인재'는 단순히 숫자에 집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데이터와 증거를 바탕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기업은 모든 영역에서 정성적인 감(感)에 의존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과 수치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고, 성과를 측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분석,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함께, 끊임없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인재 역량의 이면에는, 조직의 성공과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요구사항들이 자리잡고 있다. 비전 공유, 자발적 업무 수행, 변화 적응력, 안정적 협업, 데이터 기반 개선 등은 모두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이러한 역량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경험에서 얻은 자신의 역량과 가치관을 서류와 면접에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항목별 자기소개서 작성 초식

 

A. 지원동기


지원 동기를 '이 회사에서 입사하면 뭘 하고 싶어서'라고 이해하기 쉬운데, 회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나의 어떤 경험이 회사의 비전 달성과 회사의 고객에 기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나도 성장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써야한다. 앞서 언급했던 '비전 공유' 설명을 다시 보자. 그래서 지원 동기에는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고 그 고유한 경험과 역량이 회사의 비전 달성과 고객 가치 창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고객 서비스 경험을 통해 축적한 문제해결 능력과 공감 스킬로 회사의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혁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역량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처럼 회사의 목표와 당신의 성장이 연계되는 지점을 강조하며, 당신이 이 곳에서 일하고 싶은 이유를 명확히 어필하는 것인데, 이 정도로는 구체성이 부족해서 약하다. 구체성은 실제 경험에서 나온다. 해서 "~~콜센터에서 2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양한 고객 문의를 처리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장기 미납 고객을 응대하면서, 고객의 상황을 꼭 듣고 공감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해 미납금 95%를 회수하는 성과를 올렸고,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해결 능력과 고객 집중력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인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동시에 서비스 혁신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전문성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합니다."라고 실제 경험에 근거한 스토리를 통해 지원동기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에 인용하는 경험의 예시들은 매우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크게 문제가 안된다. 회사에서는 특히 신입의 역량과 경험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 또 그 경험들이 무슨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일 필요도 없다. 매우 창의적인 뭔가가 아니어도 된다. 거창하지만 실제 사용자가 없는 프로젝트나 과제보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난이도가 낮은 일이라도 진짜 고객이 있어 그들이 얻어갈 가치가 정의되고, 그 가치 안에서 나오는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하고, 피드백을 받아 다시 개선한 경험이 자기소개서에서는 큰 의미를 가진다.

 

B. 과목에 대한 학습경험

과목 학습 경험은 예전에 대입 자기소개서에서 많이 쓰던 내용인 '어떤 특정 과목을 어떻게 공부했더니 성적이 올랐다' 같은 학습 방법의 선택 경험을 것을 쓰는 것이 아니다. 학습 경험은 '어떤 과목 내용을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 적용했더니, 그 과정에서 그 과목에서 언급된 문제들을 현실에서 경험하면서 이론과 지식의 학습과 과목에서 제시되었던 문제들의 의도를 알게 되어, 지식을 체화하게 되었다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마케팅 관리' 수업에서 배운 STP 전략을 팀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식품 회사의 신제품 출시 전략을 세그먼테이션, 타겟팅, 포지셔닝 관점에서 분석하고 개선안을 도출했죠. 이 과정에서 마케팅 이론이 실전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깨닫게 되었고, 교수님이 강조하신 '시장 세분화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했습니다. 프로젝트 결과물은 기업에 제안되어 호평을 받았고, ~~ 제품 출시에 제 제안 일부다 적용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배운 내용을 현실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접목하는 경험은 향후 비즈니스 현장에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은 배우는 이유가 있다. 글로 배우는 것도 안 한 것 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프로젝트, 인턴,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에 어떤 과목의 이론을 다시 보고 심화 학습을 진행하여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해결하면서 몸으로 익힌 지식의 체화 경험이 중요하다. 자기소개서에 이런 내용이 기술됨으로써 내가 지속적인 학습을 효과적,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빨리, 잘 배우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C. 협업 경험

협업 경험은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여 소통하면서 각자 맡은 바를 열심하고 팀원 사이의 갈등을 해소했다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의 관점을 공유하고, 조금씩 그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의 문제 해결 방법을 리뷰를 통해 나도 알아가면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낸' 경험을 의미한다. 협업은 결과의 책임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분업과 다르다. 흔히 협업을 원활한 소통과 감정적 갈등의 해결 과정으로 이해하는데 그것은 분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대책일 뿐이다. 협업 경험은 팀 활동의 성과가 도출된 과정과 그 과정에서 사용된 기술과 도구 그리고 지식에 대한 공유를 더 의미한다. 공유가 가능하려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많아야 하고, 성과와 학습 내용이 공유되려면 단계적 완성, 흔히 말하는 애자일(agile) 또는 린(lean)한 프로젝트 접근 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공학 수업에서 팀 프로젝트로 '도서관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역할을 크게 나누어 각자 맡은 모듈만 개발했지만, 곧 서로의 코드를 이해하고 리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도서관 직원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기술적 접근 방식, 우선순위를 팀원들과 함께 논의 했습니다. 아키텍처를 설계하고, 코드 컨벤션을 정하면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GitHub와 Slack을 연동하여 버전 관리를 하면서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모든 PR을 코드 리뷰하고,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찾아갔죠. 3주 후에는 시스템 통합으로 테스트 가능한 버전을 만들고, 도서관 직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 결과적으로 높은 완성도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냈습니다."

분업 결과의 통합이 아닌, 리뷰를 통한 다른 팀원의 작업 내용에 대한 공유는 그 팀원이 어떤 이유로든 작업을 더 진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 짧은 시간에 갈등이 적은 방식으로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결하려는 문제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작업 내용을 이해하게 만드는 프로세스 및 도구에 의한 소통을 바탕으로 한 협업 경험은, 실무에서 복잡한 문제를 팀으로 헤쳐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D. 성장 경험

성장 경험은 '점점 더 어려운 지식을 공부해나가 많을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고 '무언가를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 조금 더 개선된 것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고객 원하는 가치에 더 다가가는 어떤 것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는 직원을 성장시키는 곳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다. 성장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인 역량이나 지식 역량이 자라남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기소개서에서의 성장 경험 기술에는 어떤 개선 행위의 이유와 가능하면 정량적인 결과가 있어야 한다. 당연히 단 한명이라도, 그게 자기 자신일 지라도, 고객이 필요하다. 깊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냥'하는 일은 없다. 세상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어떻게 표현하든 그 이유를 '문제'로 정의하고 해결하며, before와 after의 차이를 이야기 한다.

예를 들면 "캡스톤 과제로 '캠퍼스 맵 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물 위치를 표시하는 수준이었지만,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필요한 기능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갔습니다. 강의실 검색, 빈 강의실 찾기 등의 기능을 추가하고, 화장실의 혼잡도도 1-5로 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 학생 수가 늘면서 UI/UX도 AB 테스트를 통해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처음 우리 학과 친구 몇명에서 프로젝트 후반에는 2천 300명의 학생들이 앱을 사용하게 되어, CI/CD 체인을 개선하여 수정 및 배포를 무중단으로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앱스토어 평점 4.5점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개발 프로세스를 중요성 체득하고 환경을 학습하게 되었고,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실제 사용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역량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지식이 늘어난 것뿐만 아니라, 고객의 니즈에 귀 기울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많은 영역에서 성능, 기능, 만족도, 품질 등에 관한 정량적 수치를 얻을 수 있다. 성장이란 그 수치가 개선된 제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경험이며, 그 과정에서의 도구 활용, 지식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학습이 진행되어 체화했음을 의미한다. 

 

E. 실패 경험

실패 경험은 '뭔가 노력하다 결국 안된 것'이 아니고 '처음 의도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을 회고하고, 측정하고, 피드백을 받고, 학습을 통해 극복하여 완성한 것'을 의미한다. 보통은 누가 보아도 불가능한 것을 시도하면서 많이 배우는 과정이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저 세상 난이도는 아닌 어떤 프로젝트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을 기술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 실패 극복 경험을 통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삼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마케팅 캠페인을 기획했던 적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에만 집중한 나머지, 캠페인의 핵심 지표 설정을 소홀히 했죠. 캠페인 런칭 후 반응은 좋았지만, 정작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멘토님의 피드백을 통해 '측정할 수 없는 목표는 의미가 없다'는 점을 깨달았고, 대시보드를 구축하여 핵심 지표인 주간 단위 매출과 하위 지표인 신규 가입자수와 재구매율 등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캠페인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 방안을 수립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AB 테스트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메시지를 선택하면서 단기적 마케팅 방향성을 정했고, 궁극적으로 캠페인의 ROI를 200%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처음의 실패를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지속적인 개선으로 극복하면서, 성과를 내는 마케터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F. '가치관'

여러 기업들이 삶의 가치관을 자기소개서에서 기술하라고 한다. 온전히 개인적인 이슈일 수도 있는 가치관을 기술하라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논리적/비판적 글쓰기 역량을 보기 위한 것도 있고 회사의 비전, 미션에 지원자의 마음가짐이 잘 동기화 되는지를 보려는 것이다. 그래서 가치관 영역에는 '최근에 발생한 어떤 사회적 현상에 대해 내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가?'가 아니고 '내 주변(또는 어떤 프로젝트의 사용자)를 위해 뭔가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은 경험, 조금 큰 규모의 커뮤니티에서의 활동 결과를 회고하면서 형성된 내 삶의 가치관이 하필이면(?) 회사의 인재상/비전/미션에 잘 맞는다는 것'을 적어야 한다.

예를 들면, "대학 시절, 봉사 동아리에서 독거노인 돌봄 활동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말벗이 되어 드리는 것에 그쳤지만, 점차 어르신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팀원들과 함께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매주 어르신 댁을 방문하여 건강 체크, 청소, 식사 준비 등을 도왔고, 긴급 상황 시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했죠. 구글 시트와 앱스크립트를 이용하여 봉사자들과 효율적이면서도 빠짐없는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진정한 배려와 혁신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되며,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회사가 추구해야 하는 고객 중심 가치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또한 이러한 가치관으로 고객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서비스 혁신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요약

 

기업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는 단순히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지원자는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재상의 속뜻을 이해하고, 이에 부합하도록 자신만의 경험과 가치관을 어필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의 각 항목은 기업의 비전에 연계되어야 한다. 지원 동기는 회사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정과 역량을, 학습 경험은 이론을 실전에 활용한 사례를 강조해야 한다. 협업 경험에서는 좋은 프로세스와 상호 업무 이해를 바탕으로 팀의 시너지를 이끌어낸 경험을, 성장 경험에서는 고객 중심의 사고로 끊임없이 개선해 나간 과정을 보여주어야 하고, 실패 경험은 데이터 기반의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학습으로 실패를 극복한 사례를 들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가치관은 고객을 위해 혁신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과 지원자의 경험을 연결하여, 자신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순한 나열이 아닌, 기업의 가치와 연계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어필하는 것이 합격의 열쇠가 된다.

 

- 이 글의 생각이 읽고 계신 여러분의 생각과 다르다면, 여러분의 생각이 맞을 겁니다. 자기소개서는 자기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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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l1i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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