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지난 9월 20일 ~ 10월 6일 동안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 마운틴 뷰에서 빡시게 일하고 있는 아이도 같은 기간 휴가를 내서 세 명이 같이 다녔다.
소위 말하는 그랜드서클 투어에서 예전에 갔었던 그랜드캐년을 제외한 나머지를 다녔다. (미국의 계룡산이라 불리는 Sedona는 처음에 일정에 넣었다가 최종 순간에 탈락했다.) 라스베가스 공항에 도착해서 차를 빌려 2주만에 돌려줬는데, 총 2,520마일 (대략 4천 킬로미터) 운전했다.
(라스베가스 또는 솔트레이크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관광을 잠시 고려했으나,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고, 너무 빨리 훑고 지난가는 느낌이라 17초간 고민하다가 직접 운전해서 가기로 했다.
아래 표가 대략 일정. 이번 여행의 핵심 포인트가 (지질 활동으로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는 소문이 있는) 엘로우스톤을 가는 거 였기 때문에, 그 동네를 여유롭게 보기 위해 그 동네에서 4박, 시간으로는 3.5일을 하는 일정이다.
이 스크롤 압박이 있다. 사진을 무려 3천장 이상 찍었는데.. 눈으로 본 것 보다는 당연히 못하다. 좋은 사진을 원하신다면 국립공원 사이트와 남들 인터넷에 더 멋진 사진이 많다. 그거 보시라. 이 블로그에는 증거 사진용 일부만 있다. 그것도 스포일러지만..
여행 팁은 맨 뒤에 있다. 여행은 개인적 취향이 많이 반영되는 활동이라 각자 계획을 만들어야 하지만, 긴 미국 여행을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조언은 안 들은 것 보다는 분명 유용할 것이므로 계획이 있다면 훑어보시라.
날짜 | 주요 장소 | 주요 일정 | 걸음수 |
9/20 | Las Vegas Strip | 입국, 오후 늦게 도착 | - |
9/21 | Las Vegas Strip | 시내관광, O-Show | 14,276 |
9/22 | Zion Canyon | Angel's Landing hiking | 19,658 |
9/23 | Bryce Canyon | 가벼운 Tracking | 13,515 |
9/24 | Yellow Stone 1 | Madison ~ Gardiner | 10,591 |
9/25 | Yellow Stone 2 | Lamar Valley, Canyon Village | 24,076 |
9/26 | Yellow Stone 3 | OldFaithful 일대 | 23,142 |
9/27 | Yellow Stone 4 | OldFaithful ~ Madison | 17,224 |
9/28 | Grand Teton | Jackson Hole | 5,643 |
9/29 | Canyon Lands | 약간 무거운 tracking | 10,276 |
9/30 | Arches Canyon | 무더운 tracking | 27,185 |
10/1 | Monument Valley | 큰 바위 구경 | 7,591 |
10/2 | Antelope Canyon | + Horse shoe | 10.257 |
10/3 | Las Vegas Downtown | 휴식, 아웃렛, Fremont | 13,698 |
10/4 | Las Vegas Downtown | HK, Sphere, 밤에 출국 | 16,397 |
10/5 | 비행기... | ||
10/6 | 서울 | 새벽 도착 |
전체적인 느낌
사실 '여행 한두번 다녀보나?' 느런 느낌으로 비행기를 탔는데, 한군데 한군데를 거쳐 갈 때마다 이런 장관이 어디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구가 정화되는 여행이었다. 새로운 장소를 볼 때마다 '지금까지 평생 본 것 중 제일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라 다른 역사적 감정의 개입없이 그냥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어서 좋았다. 다시 갈 생각이 있나? 충분히 가치롭지만, 난 기본적으로 같은 걸 두번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일정 별 내용 간략 소개
1. Las Vegas Strip
Las Vegas는 전시회 등으로 나는 수도 없이 갔던 곳이고, 아내는 20년 정도 만에, 아이는 7-8년 전에 방문이었다. 뭐 별로 설명할 것이 없다. 첫 날은 오후 늦게 도착해서, 차 빌리고 숙소에 들어갔다가 근처에서 저녁 먹고, 밤에 도착하는 아이를 공항에서 픽업한 뒤 잤다. 이튿날은 오전에 은행가서 약간의 사무처리를 하고, 핫하다는 멕시칸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늘 그렇듯이 스트립의 호텔 몇군데 구경하고, 컨트리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벨라지오 건너편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안 본 사람이 없다는 그 O-Show를 보았다. O-Show는 나의 일반적인 문화 생활에 비하면 가격이 좀 되는 서커스(?)인데, 관람 느낌은 볼만하다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였다. 감독(또는 기획자)의 스토리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보다는 기술적으로 무대 장치나, 그 장치를 이용한 여러 performance들이 아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서커스 단원들이야 직업이고, 꿈이고,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서, 관객들을 위해 멋진 무대를 만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언젠가부터 동물들이 하는 쑈를 안보기로 했던 것 처럼, 서커스를 다시 보는 일이 없을 거라는 결심도 했다.
2. Zion Canyon
옐로우스톤을 제외하고 다른 공원들도 대략 마찬가지지만,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처음 들어본 국립공원이다. 별거 있으랴 하고 갔는데, 대~~to the~~ 박. 국립공원이 왜 국립공원이지 다시 생각하게 된 첫번째 관광지이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입구에서 1년 입장권(80불/차)을 샀다.
이 공원은 남쪽 Springdale 쪽에서 들어간다. 이쪽이 Las Vegas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하고 주요 관광지이다. (다른 입구도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는 잘 안가는 곳). 공원 내부는 차를 가지고 갈 수 없고 셔틀 버스만을 이용해야 한다. Visitor Center 주차장에 차를 두고 공원 내부 셔틀 버스를 타야 하는데 일찍 가지 않으면 아래 동네인 Springdale에 (유료) 주차를 해야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해서, Las Vegas에서 새벽 4시반 쯤 출발해서 8시(유타주라 한시간 까먹음)에 Visitor Center에 도착했다. (다들 너무 열심히 산다. 그때도 이미 주차장이 거의 찬 상태였다).
셔틀 버스를 타고 종점인 Temple of Sinawava까지 가서, Riverside Walk Trail을 따라 가벼운 트래킹을 했다. 그 Trail 끝에 The Narrows 라는 물길을 따라 tracking 하는 코스가 있는데, 깊은 곳은 가슴까지 물이 있단다. 그거 때문에 Zion Park에 오는 사람이 많다던데, 물로 차고 약간의 장비도 필요하다. 다들 비슷한 복장과 장비를 한 걸로 보아 아래쪽 (Springdale) 어딘가에 임대해주는 곳이 있는 것 같다. Narrows를 우리는 패스했다.
Zion National Park은 큰 바위 동산이다. 이게 말로 잘 설명이 안된다. 그 중 하나인 Angel's Landing은 tracking은 아니고 약간의 등산 모드인 곳이다. 앞의 Riverside walk은 그래도 숲길 비슷한데, Angel's Landing 가는 길은 땡 볓에 바위산을 돌아돌아 겁나게 올라가야 한다. (민간인은 왕복 4시간 코스, 사실 좀 선선한 아침에 이걸 했어야 하는데 Angel's Landing 마지막 부분은 예약제로 운영되는 ticket이 필요하다. ticket은 선착순이 아니고 추첨제이다. 예약을 12시 꺼 밖에 못해서리 완전 땡볓 시간. 나중에 꼭대기 표검사 한다고 표시된 곳에 가보니 표가 있어야 한다는 표식만 있고 실제 검사를 하지는 않았다. 길이 없는 바위를 한 명씩 줄 잡고 올라가야 해서 그냥 인원 관리 차원에서 예약을 받는 거였다는...)
아점과 저녁을 공원 안에 있는 롯지 식당에서 먹었다. 가격은 쎄지 않았지만 맛도 그 가격 만큼이었다. 바뜨 큰 바위 산 보면서 밖에서 밥먹는 건 완전 멋진 일이었다. 저녁 먹고 UT9 도로를 따라 Bryce Canyon으로 가는 길도 국립공원 안이라 대박 멋지다.
3. Bryce Canyon
Zion Park을 나와 85마일 쯤 떨어진 Panguich 라는 동네에서 자고, 아침에 거기서 20마일 쯤 떨어진 Bryce Canyon에 들어갔다. 그 20마일 가는 길에 Red Canyon 이라는 곳을 스쳐지나는데, 지나가는 빨강 바위 모양도 장난이 아니다. 흠. 규모가 작아 국립공원이 안된 듯 하다.
Bryce Canyon은 눈-비-풍화 작용으로 바위들이 녹고 닳아 기둥처럼 서 있는 곳인데, 해뜰 때와 해질 때가 제일 멋있단다. 해뜨는 시간은 오전 7시, 전날 새벽에 일어나 운전하고 난데없는 등산을 한 마당에 포기하고 오전에 갔다. 굳이 해뜰고 질때 안와도 충분히 멋진 풍경이다. 겉에서 보고, 바위들 사이 트래킹도 하고, 높은 곳에서도 보고 매우 인상적인 곳이다. 이게 말로 설명이 잘 안된다.
점심은 공원안의 편의점(General Store)에서 대강 때웠다. Bryce Canyon 다음은 Yellow Stone인데 거리가 600마일 이라 Salt Lake 아래 동네인 Orem에서 자는 걸로.
4. Yellow Stone
바로 거기다. Orem에서 자고 다시 360마일쯤 운전에서 오후에 공원의 서쪽 입구로 들어왔다. 첫날은 옐로우스톤의 북쪽으로 가서 가이저 몇개를 보았다. 뽀글거리는 웅덩이들, 유황 냄새나는 구덩이들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 공원에 들어갈 때 바이슨 한 마리가 길가에 있어 한참 봤는데 나중에 보니 바이슨은 엘로우스톤에서 그리 귀한 야생 동물은 아니었다. 강가의 초원 지역으로 가면 떼거리로 풀을 뜯어 먹고 있고, 사람이 많은 Oldfaithfull 지역 근처 풀밭에도 한두마리씩 보이고, 가끔은 이것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차를 막기도 한다. 옐로우스톤 둘째날 Oldfaithful의 식당에서 저녁으로 바이슨 갈비를 먹을 수 있을 정도 었으므로 전혀 보호종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다른 야생동물로는 야크, 곰, 기타 등등이 있는데, 아마도 야크 일부(아마 대장 숫놈)과 곰 일부, 또 다른 사슴 비스므레하게 생긴 애들은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야생동물이 보이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 때문에 그 때 같이 볼 수 있다. (바이슨 말고 다른 동물 가운데 GPS 목걸이를 하고 있는 애들이 있다. 곰은 멀리서만 한마리 봤는데, 공원 관리 직원인 듯해 보이는 사람이 어린 암놈이라고 했다.)
엘로우스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간헐천(Geyser)이다. 우선 지가 알아서 물 (수증기, 이산화탄소, ..)를 뿜는다. 조금씩 계속 나오는 것도 있고, 많이 분출하는 것들이 오차가 적당히 큰 주기로 간헐적으로 뿜는다. 예정 시간을 오차와 함께 GeyserTimes 등의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의 비슷하다. 오차범위가 +/- 한시간 인것도 있다. 사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Oldfailful 빌리지의 큰 간헐천은 비교적 자주 뿜고 오차도 예정시간 +/- 10분 정도여서 밥먹다가고 보고, 지나가다가도 보고, 밤에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보이면 조금 있다 뿜는다. 오차가 30분 정도만 되도 '딱 그시간'에 가서 한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여유와 이동 전략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옐로우스톤 세째날은 차은 그냥 두고 Oldfaithful 근처의 간헐천, spring, pool, basin 들을 걸어서 둘어보았다.
늘 한적한 곳에 가면 하늘의 별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다. 별과 함께 간헐천을 보는 건 정말 대박이다. 밤에 춥기 때문에 옷을 단단히 입고 가야 한다. (밤도 밤이지만, 엘로우스톤이 해발고도 2400미터 정도 된다). 우리가 Oldfaithful에 갔던 날, 바이슨 먹고 있는데, 식당 직원이 그날 밤에 오로라가 보일 예정이라고 알려줬다. 그렇지 않아도 밤에 별을 볼 생각이었는데.. 하여간 Oldfailful에서 잔 두 밤 모두 야심한 밤에 겨울옷 껴입고, 와인 한 병, 맥주, 과자들고 나가서 별도 보고, 간헐천 터지는 거 가다렸다가도 보고 너무 좋았다. 그런데 우리 밖에 없었다. Oldfaithful 간헐천은 village 바로 앞이라 조명이 좀 있었는데도 별이 잘 보인다. 사진 아래 Castle Geyser는 숙소에서 좀 거리가 있었는데, 가로등 따위는 전혀 없어서 휴대폰 라이트에 의존해서 갔다. 한시간 이상 기다렸는데 야크 소리도 나고, 늑대 울음 소리도 나고..
옐로우스톤 하면 생각나는, 또 늘 사진에 등장하는 또 다른 하나는 (유황과 박테리아가 열 일을 해서 만든) 심하게 예쁜 물 웅덩이(pool, spring)들이다. 일단 예쁘고 신기하다. 작은 거 부터 심하게 큰 거 까지... 그 주변도 예쁘다. 이게 사진도 예쁘지만 직접 보면 훨씬 더 예쁘다.
엘로우스톤은 매우 넢은 지역이다. 간헐천이나 물 웅덩이 말고도 초원, 고원 등도 매우 예쁘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들이 너무 많다. 풍경도 좋고, 가끔 뜨거운 물이 나오는 연못, 작은 간헐천 등이 곳곳에 널려있어서 천천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음은, 엘로우스톤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 그래서 가장 인상적인 건 폭포인데.. 너무 비현실적인 비쥬얼이었다. 폭포와 주변 바위가 이렇게 예쁠 일인가? 내 생각에 누가 뭐래도 옐로우스톤에서 가장 멋진 곳이다. 시간이 없다면, 다른 건 사진으로 본다해도 여긴 꼭 가보시라. 주차장 옆 뷰 포인트에서만 봐도 되고, 그리 길지 않은 트래킹 코스를 따라가 면 폭포 근처 절벽까지 갈 수 있다. 가면서 보는 다양한 풍경이 멋지다. 그 트래킹 코스 건너편에 폭보 바로 위로 가는 짧은 가파는 트래킹 코스도 있는데 거길 가지는 않았지만, 이 폭포는 멀리서봐야 멋있다.
4. Grand Teton
Grand Teton ('그랑 테턴' 이라고 발음하던..) 은 옐로우스톤 아래 바로 이어져 있는 국립공원이다. 엘로우스톤 왔던 사람들이 잠시 시간내서 보고 가기도 한단다. 우리는 계속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옐로우스톤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출발할 때 옐로우스톤 호수 때문에 안개가 심하게 끼어 있었는데 Grand Teton 쪽으로 오니 먼 곳의 산불 연기가 흐리게 깔려 있었다. 호수 뷰가 이 동네 명물이라던데 약간 뷰가 망가지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멋졌다. 스키 리조트 동네인 잭슨 홀의 3,000m 조금 넘는 산 꼭대기로 가는 트램을 미리 예약했는데 산불 연기 때문에 걱정했으나. 연기는 모두 땅 가까운데 깔려 있어 멋진 뷰를 볼 수 있었다. 맑거나 흐리거나 연기가 자욱하거나 트램은 강추다.
5. Canyon Lands
Canyon Lands는 Grand Teton에서 500마일 쯤 남쪽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거대한 협곡 동네이고, 사진에서 봤음직한 Mesa Arch가 있다. 꽤 긴 시간 운전을 해야하는데 옆에 지나가는 풍경이 운전을 지루하게 하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예쁘다.
Canyon Lands 자체는 큰 협곡이라 사진에 잘 안 담긴다. 완전 멋진데, 완전 땡볓이다. 대략 밥먹을 곳도 마땅치 않다.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차로 길 따라 가면서 각 포인트에 내려서 구경하면 된다. 일부 포인트는 꽤 걷기도 한다. 협곡 아래는 허가를 받은 차만 내려갈 수 있는데, 퇴적암의 최상단이 하얀색이러서 그런지 white rim trail 이라고 한다. 예전에 우라늄 광산 때문에 만들 길로 100마일 정도래나 어쨌데나다. 그걸 작정하고 온 사람들도 꽤 있는 듯 하다.
6. Arches Canyon
Arches Canyon은 구멍 뚫린 바위(arch)가 많은 국립공원이다. 멋진 아치를 보려면 꽤 많이 걸어야 한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이 걸은 곳이다. 또 귀한 곳인지 주차 문제 때문인지 시간대 별로 입장하는 자동차 수도 예약을 받는다. 국립공원 사이트에서 예약을 받고, 방문 전날에도 slot이 열린다. 9시 입장 가능한 예약을 했는데 8시반 정도에도 들여보내 주었다. 여기도 완전 멋진데, 완전 더 땡볓이다. 먹을 거 파는 곳 자체가 없다. 역시 차로 가면서 포인트를 구경하고, 트래킹하고 한다.
여기는 그냥 멋진 곳이다. Arch도 많지만 기암 괴석이 많아서 눈이 즐겁다. Arch는 바위가 부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거라 결국 없어질 거란다. 십수년전에 진짜 무너진 것도 있단다. (너무 땡볓을 피하느라) 오후 늦게 제일 마지막으로 Delicate Arch를 보기 위한 트래킹을 했는데, 가는 길은 진짜 멋없는 길이다.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서 보인 Delicate Arch는... 이걸 보러 미국에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예뻤다. 석양에 더 예쁘다는 소문이 있어 백명도 넘는 사람들이 해지기를 기다리던데, 조금 일찍 내려왔다. 우리가 내려올 때 쯤 이미 어둑어둑 해졌는데, 아마 남아있던 사람들은 깜깜한 산길을 내려와야 했을 듯.
7. Monument Valley
Monument Valley는 서부 영화의 상징적 동네이다. 국립공원은 아니고 원주민 (Navajo 족)이 관리하는 곳이라 입장료도 별도이다. 포레스트검프가 "I am tired"를 외치며 달리기를 그만뒀다는 곳을 지나서 압도적인 바위들이 따로따로 서 있는 곳에 이른다. 그에 앞서 Muley point 에서 보는 canyon이 엄청나고, 그 포인트를 가는 마지막 몇 마일과 그 협곡 아래로 내려가 Monument Valley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이다. Monumnet Valley 자체는 다른 국립공원 대비 관리가 잘 안된 듯한 느낌이지만, 전형적인 자동차 관광지로 차가 갈 수 있는 길이 완전 한정되어 있고 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가다가 주요 포인트에서 구경만 하면 된다. (트래킹 코스도 있기는 하지만 굳이 ..) 원주민이 가이드하는 투어도 있는데, 보통 차가 갈 수 없는 곳 까지 간단다. 안 탔지만 안타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비포장 도로에 먼지 많이 나는데, 그 차는 작은 트럭에 좌석을 얹은 오픈카다.)
예전에 사진만 보고 Monument Valley가 큰 바위 두어개가 다 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보니, 엄청나게 큰 바위가 산이 아닌 따로따로 매우 많았고 차로 돌아가면서 보면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른 모양으로 보였다.
8. Antelope Canyon
윈도우 바탕화면 유명한 그거다. 아주 좁은 협곡이다. 반드시 예약하고 가이드를 따라서 줄지어 이동하는 거다. 집합 장소에 모여 바로 앞에 있는 좁은 지하(?) 협곡을 걸어서 지나가는 거다. 한 가이드가 15명 씩 데리고 가는데 인원 파악을 매우 심하게 한다.
사진은 바위만 찍어 올혀 한적해 보이지만, 협곡 안에는 사람 진짜 많아서 독사진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이다. 하지만 여기는 다른 Canyon, 큰 바위 대비 사진빨이 끝내주는 곳이다. 설명이 필요없다.
Antelope Canyon 바로 옆에 Horse Shoe Band 라는 거 있다. 입장료 따로 받는다. 매우 익숙한 사진 그대로 인데, 주차장에서 완전 대박 땡볓을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다시 가라면 안갈...
9. 다시 Las Vegas
긴 국립공원 관광을 마치고 라스베가스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일부러 Downtown에 호텔을 잡았다. Fremont 거리를 밤에 편하게 보려고. 호텔도 이 쪽이 가성비가 좋다. 꽤 예전의 칙칙한 Downtown이 아니다. Strip의 화려함보다 여기는 신남이 있다. 특히 젊은 분들에게는 강추다.
Fremont 거리에선 매일 저녁 여러 무대에서 동시에 Dancing DJ 쑈, 라이브 밴드 공연등 새벽 2시까지 한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일정표와 출연 밴드도 나왔있다. Fremont Street에 붙어있는 호텔에서 예전에 한번 잔 적이 있는데 엄청 시끄러워, 이번엔 작은 한 블록 떨어져 있는 Downtown Grand 호텔에서도 Fremont 거리와 가장 먼 빌딩의 방을 잡았다는..
마지막날은 예쁘게 밥먹고, Sphere 구경했다. 밥은 고든램지의 Hell's Kitchen. Las Vegas Strip에만 고든 램지 식당이 너댓개는 있는 것 같다. HK는 서바이벌 요리 경연이름 이고, 그 우승자들 사진이 입구에 걸려있다. Signature 메뉴는 Beef Wellington인데 한 비쥬얼 하지만 국 사람 취향에는 좀 아닌 듯한 느낌 ㅎ. 전반적으로 음식 데코레이션이 좋은데, 먹을 때 예쁘게 먹기가 어려워 잠시 후에 보면 망가져 있다. 테이블보 안 깔려 있는 식당 치고는 값이 약간 있지만, 가성비는 우리나라 이름 있는 집 대비 매우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 느낌이 난다. 이날 먹은 전체 사진은 내 페이스북 게시물에 있다. 클릭해서 보시고.
마지막 관광코스는 Sphere, 어차피 Las Vegas에 올 기회가 또 있을 것 같아 볼까말까 하다가 봤다. 보길 잘했다. 에브리바디 큰 기대가 있지는 않았는데, 대박.. 강추다. 이런게 가능하다니 수준이다. IMAX 영화는 대박인데, 홀에 있는 전시물들은 영 아니다. 뭔가 대룩의 기운이 느껴졌다. Sphere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보안이 굉장히 엄하다. 인건비 비싼 미국에서 경비가 그렇게 많은 시설은 처음 봤다. 끝나고 모자를 두고와 다시 찾으러 들어갔을 때 보니 각 직원이 갈 수 있는 곳도 많이 제한되어 있다고 세명의 직원을 거쳐야 했다. 물어보니 1200명~1300명 정도의 full time 직원이 일한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여행기 이고...
10. Tips
미국에 살던 사람이 국내 여행 가듯이 하루, 이틀 마실 가듯이 다녀올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번 여행은 그렇지가 않다. 해서 여행 전후에 느낀 점과 준비할 것들에 대한 걸 정리 해보자면...
- 안전이 최고다. 익숙하지 않은 동네에서 사고나지 않게 여러가지 조심하자. 미국을 포함한 서양 나라들은 인공 시설물이 아닌 영역에서의 안전에 관한한 개인이 책임지는 모드가 강하다. 등산로 옆이 그냥 절벽인 곳 많고, 양쪽이 절벽이 바윗길도 있고, 난간 따위는 없어 가파는 바위도 오르내려야 하는 곳도 있다. 해서.. 트래킹이 좀 여행에 포함되어 있다면 접지력 좋은 트래킹화를 신고 가자.
- 비상약은 당연히 챙기자. 빨간약, 무슨 마이신, 반창고 작은거 큰거, 배탈, 해열제, .여행자 보험도 꼭 들고.
- 자동차 : 대개 렌트를 할 텐데, 운전을 많이 해야하므로 일단 모든 운전자 등록 (조건에 따라 비용이 인당 하루 얼마씩 돈을 더낸다, 대개 배우자는 무료다.) 차 보험을 Full로 들자. 자동차 보험 어렵다. 인적 보상까지 되는 Full Coverage를 선택하자. 운전자 추가 / Full Cover 보험료는 렌터카 회사마다 심하게 다르다. 차를 빌릴 때 약간의 연구가 필요하다. 어떤 차를 빌려야 하는지는 각자 선택이다. 그냥 SUV가 편하다. 4WD는 필수는 아니지만, 이번 여행에서 한두번 유용하기는 했다. SUV은 대개 연비가 꽝이지만, 조금 좋은 것도 있다. 2,500마일 운전하면 연비에 따라 기름값이 차이가 적지 않다.
- 오프로드 운전 : 많지 않지만 오프로드가 좀 나온다. 저 동네 바위가 빨간 모래를 만드는데, 엄청 나다. 눈처럼 쌓인다. 차가 잠시 후에 걸레가 된다. 새카가 헌자가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 주유소 : 한국 신용카드를 안받거나, 우편번호 물어보는 곳이 가끔 있다. 그래서 창구에 가서 낼 현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미국은 대부분 주유소에는 유리창 닦는 기구가 주유 펌프 옆에 있다. 특히 밤에 유리창에 벌레들 장난이 아니게 부딪힌다. 먼지도 잘 닦자. 쓰레기도 버리고.
- 야간 운전 : 고속도로가 아니면 가로등이 없고 산길에 굴곡도 많아 조심 해야 한다. 표지판의 속도는 목표 속도가 아니다. 앞차 속도 따라가지 말고, 뒤에 바짝 붙어오는 차가 있어도 내 속도로 안전하게 가자. 또 동물을 많이 튀어나온다. 로드킬 조심하자 (내가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번 여행에 차가 달리는데 앞에 고라니 같은 크기의 동물이 두번 지나갔고 한 마리는 거의 칠 뻔 했다.
- 네비게이션 : 렌터카들은 대부분 비교적 새 차를 쓴다. 일부는 네비게이션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차를 빌릴 때 그걸 옵션으로 선택할 필요가 없다. 요즘 파는 거의 100% 차가 카 플레이가 된다. 대신 미국은, 특히 위 경로 정도의 국립공원에서는 특정 위치 빼고 기지국 자체가 없는 곳 많다. 해서 가는 곳 전체의 구글맵을 오프라인 지도로 다운로드 해 가야한다. 그러면 검색은 안되도 좌표가 있으면 네비는 된다. 일단 국립 공원에 들어가면 지도를 받고 길에 안내가 그럭저럭 되어 있어서 문제가 없기는 하다. 다른 곳은 가는 곳의 좌표를 구글맵에서 받아 테이블로 만든 뒤에 ChatGPT등으로 좌표를 구글맵 링크로 만들어 달라면 잘 만들어 준다. 그걸 파일로 만들어 전화기에 담아서리. 갈곳을 클릭하면 ...
- 스마트폰 로밍 : 요즘 esim 플랜이 싸다. 그런데 esim이 미국 통신 사업자를 하나와 계약한 것들도 있다. 해서 거의 모든 사업자 기지국을 쓸 수 있는 통신사 자체 로밍보다 커버리지가 적다. 즉, 남들은 다 되는데 나만 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리고 사진을 무선 데이터로 클라우드에 sync 하는 기능을 끄자. 엄청난 데이터/전기를 소모한다. 전화가 안될 때는 그냥 비행기 모드를 켜자.
- 스마트폰 기타 : 좋은 사진은 렌즈를 잘 닦아야 찍을 수 있다. 안경 닦는 헝겁을 들고 다니자. 셀카봉 유용한데 여행이 길면 셀카봉 리모컨 배터리가 다 닳는 수가 있다. 애플 워치를 리모컨 대신 쓸 수는 있다.
- 스마트폰 기타 : 사진을 많이 찍고, 기지국 연결 안되고, 햇빛 때문에 화면 밝게 하면 배터리가 광속으로 닳는다. 자동차에 충전 케이블을 전화기 만큼 달아야 하고, 카플레이에 문제가 생길 걸 대비에 환풍기에 꼽는 스마트폰 거치대도 준비하자.
- 먹거리 : 식당이 없는 공원이 좀 있기 때문에, 또 어쩌다 밤늦게 호텔 도착해서 마땅한 식당이 주변에 없을 때, 트래킹 중간에 허기질 때를 대비해서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컵라면은 요즘 미국 호텔/모텔들에 물 끓이는 기구가 없기 때문에 좀 거시기 하다 (굳이 커피머신으로 하려면 할 수도 있는데, 방에 있는 커피 머신 물 담는 곳을 보면 위생 상태 때문에 용기가 안 날거다.) 커피 포트를 가져가거나, 현지에서 싼거 사서 써야한다. 뜨거운 물을 상시로 로비에 준비해 두는 숙박 시설도 있기는 하다. 햇반을 위한 전자렌지도 없는 곳이 있다. 삶에 밥이 매우 중요하다면, 식당이 눈에 보일 때, 또는 검색해서 몇 마일 안에 있을 때, 때되면 바로 먹자. 간식은 늘 그렇듯이 에너지바, 초코렛, 마트에서 산 바나나, 오렌지, 샐러리 등이 유용하다.
- 점심 : 식당이 전혀 없거나, 있으나 마나한 국립공원도 있다. 샌드위치나 먹을 걸 준비해 가야 한다. 피크닉 장소가 따로 없는 곳도 있다. 서양 애들은 땡볓에 앉아서 잘도 먹던데, 시원한 차에서 먹어도 된다. 점심 때는 차가 만들어주는 그늘 따위는 없다. 소소한 먹거리와 먹은 뒤 쓰레기 처리를 위해 지퍼락과 부억용 비닐 봉지, 그리고 테이블 티슈 (키친타월) 물티슈도 많이 들고가자. 처음부터 집에서 차를 몰고가면 당연히 아이스박스를 들고갈 수 있어 참 좋겠지만, 우리는 명절 때 냉장 음식 배달 때 받은 냉장 포장 용기(꽤 크다)를 짐으로 가져가서 잘 쓰고 버리고 왔다.
- 코크 스크류 : 필요하다. 가장 많이 잠을 잘 가능성이 높은 모텔에는 거의 없다. 돌려따는 와인만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스위스칼이 매우 유용하다. 다 달려있다. 스위스 칼은 기내에 들고 들어갈 수가 없다. 짐으로 부치자.
- 선블럭 : 왕창 필요하다. 피부가 잘 못버티는 사람은 특히 떡칠을 하고 다녀야 한다. 자주 많이 발라서 자동차 문 주위, 차의 실내 손닿는 곳에 모두 하얀 얼룩이 졌다.
- 물 : 많이 필요하다. 위 여행하는데, 들고다니며 마실 물만 500ml, 24개 묶은 걸 4번 사서 다 마셨다. 그리고 식당 등 물이 보이는 곳 마다 늘 두세잔 씩 마셨다. 국립공원 내에는 수세식 화장실 거의 없고 재래식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서 손도 못씻고 소독제가 보통 있다. 음. 비쥬얼은 좀 그렇지만, 생각보다 냄새는 별로 안난다. 화장실 안 가려고 물을 안 마시지 말자. 많이 마시자.
- NPS (국립공원) : 이 웹 사이트가 유용하다. 예약이 필요한 곳, 길 막힌 곳 알려준다. 온라인 지도는 후지다. 그냥 공원 입구나 Visitor Center에서 실물 지도를 받자. 세군데 이상 국립 공원을 가려면 1년 입장권이 싸다. 공원에 따라 공원 전체, 특정 포인트에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예약이 필요한 곳을 일찍 챙기자. 추첨하는 곳도 있고,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곳도 있다. 당연히 좋은 시간 좋은 날짜는 일찍 마감된다. 일찍 준비하자.
- 날씨 : 다들 미리 신경을 쓰겠지만, 9월말 10월 초에 낮에는 대부분 지역이 30도 이상이었고, 밤에는 5도~15도 쯤 꽤 서늘했다. 돌아오기전 Las Vegas는 낮에 39도 최저기온도 28도 였다. 옐로우스톤에 가면 밤에 별보러 나가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겨울 두꺼운 옷 좀 싸갔다. 부피가.. 진짜로 별볼 때 두번 입었다. 그래도..
- 복장 : 온도 보고 각자 느낌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 밤에 나갈거면 두꺼운 옷이 필요하고, 트래킹을 아침 일찍 할 때는 꽤 서늘하다. 트래킹화도 필요하고 샌들도 필요하고.. 반팔 긴팔, 우리는 아니었지만 사진빨용 샬라라. 뭐 그냥 트래킹화 하나도 다 해도 누가 뭐래나.
- 위와 같은 일정이면, 미국인데도 시차가 1시간 존재한다. 시간을 위치와 연동하는 스마트폰은 주 경계를 넘으면 조금 있다가 알아서 시간이 바뀐다. 그런데 뭔가 예약을 했는데 주가 다르다면 바뀌는 시간을 미리 예상하고 도착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 이상이다. 생각날 때 마다 여행이나 tip를 추가해볼 예정이다.
* 자주 댓글을 보지는 않지만, 대답이 가능한 질문에 가능하면 답을 달아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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